닥터J 교육칼럼 - 지금 우리는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요?
"왜 공부해?"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해보면,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시험 봐야 하니까요."
"좋은 학교 가야 하니까요."
"엄마가 하래요."
요즘은 AI가 문제를 풀어주고, 요약도 해주며, 작문까지 대신해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도구는 무한합니다. 그런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해야지", "성적 잘 받아야지"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왜 배우는가?”
공부란 지식을 쌓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공부가 '내 삶과 연결되는 일'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기대, 시스템의 요구, 결과로만 설명되고 있는 시대. 그 안에서 아이들이 '공부의 본질'을 잃고 있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AI는 지식을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그 지식을 왜 필요로 하는지, 자신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공부는 머무르지 않고, 기억되지 않으며, 곧 잊히고 맙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는 재미없어요."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거예요."
이런 말은 단순한 투정이 아닙니다. 공부가 삶의 일부가 되지 못했다는 신호입니다. 그저 해야 하는 일로만 인식될 때, 공부는 의무가 되고, 결국은 피로로 이어집니다.
반면, 어떤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내가 친구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어요."
"이 주제를 연구하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처음 알게 됐어요."
이 차이는 성적의 높고 낮음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의미를 찾았는가, 찾지 못했는가의 차이입니다. 의미가 없으면 기억도 남지 않습니다. AI는 정보를 잘 기억할 수 있지만, 우리는 연결된 의미가 있어야 기억하고, 활용하고, 삶에 써먹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교육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는
‘자율성’과 ‘유의미성’이
내적 동기를 만드는 가장 핵심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외적인 보상(점수, 칭찬, 합격)을 넘어서 "나는 이걸 왜 하고 있는가?"를 알게 된 순간, 아이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공부가 성과 중심의 경쟁이 아니라, 의미 중심의 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점수는 비교를 남기지만, 의미는 해석과 성찰을 남깁니다.
예를 들어,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연도를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공식이 아니라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시험 점수가 아니라 나와 세계를 연결하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AI 시대의 공부는 더 빠르게,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있게 연결하고, 더 나답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가야 합니다. AI 시대의 공부는, 의미의 부재를 극복해야 하는 싸움입니다. AI는 지식을 너무 빠르게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지식이 왜 필요한지를 더 깊이 묻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라는 질문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란, 결국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지금은 당장 점수를 위해 배우고 있을지라도 그 안에서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내가 해보고 싶은 것"
을 발견하는 것.
그게 진짜 공부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글, Part 6에서는 'AI 시대, 공부하고 질문하고 나를 표현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공부는 더 이상 '지식 습득'이 아니라 '자기 이해'와 '표현의 도구'가 되는 시대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이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질문과 성찰이 쌓일수록, 우리는 더 나은 배움의 길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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