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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하나 쓰고, 다음 문장 쓰고

글쓰기와 인생, 주고 받고

by 글장이


"오늘은 피곤한 일이 많았다."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무 생각 없이 다음 문장을 쓰고 또 이어가다 보면, 글의 맥락을 제대로 잡지 못할 우려가 있습니다. 글을 쓸 때는 앞 문장을 받아 뒷 문장을 펼치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피곤한 일이 많았다. 아침부터 다섯 살 아들이 물을 쏟아 한바탕 난리를 부렸다. 출근길엔 길이 막혀 안절부절했고, 20분이나 지각해 부장한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지난 주에 발주한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갑작스런 전화를 받고는 오전 내내 수습하느라 진을 뺐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화를 스무 통이나 하는 바람에 점심도 챙겨먹지 못했다."


오늘 있었던 '피곤한 일'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적어 봅니다. 첫 문장을 받아 다음 문장들을 쓰기 때문에 적어도 위 문단은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65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206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우리 작가님들 집필중인 초고 일부를 화면 상단에 띄우고, 그 아래쪽에 실시간으로 수정, 보완하면서 해설을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라이브 퇴고 쇼"라 할 수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 자기 머리만 믿고 공부하며 글 쓰겠다는 사람 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지켜보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문장력 키우는 공부가 그리 만만한 게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주 1회, 매주 목요일 밤 9시. <이은대 문장수업>은 글 공부 최적의 강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초고 올려주신 작가님들 덕분에 16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습니다.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다른 사람 글로 공부할 수 있으니 감사하는 게 마땅하고, 기회가 있으면 자신의 글을 공유하면서 보답도 하는 것이지요. 문장도 '주고 받으며' 써야 하고, 인생도 '주고 받으며' 살아야 합니다.


글 쓰는 방법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많고, 연습하고 훈련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안 쓸 거면 말고, 이왕 쓸 거라면 치열하게 연습하고 혹독하게 훈련해야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쉽고 만만한 일이라면 노력할 가치가 없는 것이고요. 힘들고 어려워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기꺼이 내가 도전할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그냥 쉽게 쉽게 살아갈 것인가. 땀 흘리며 한 걸음씩 오를 것인가. 각자의 선택입니다.


저는 우리 작가님들과 기꺼이 '어렵고 힘든 길'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연습하고 훈련합니다. 반복합니다. 차곡차곡 실력 쌓을 겁니다. 시간과 에너지 투자한 만큼 실력이 늘어야 보람도 기쁨도 느낄 수 있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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