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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수업을 통해 가장 많이 달라진 사람

상처와 아픔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

by 글장이


2016년 5월 15일. 김해 율하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글쓰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라는 첫 책을 같은 해 2월에 출간했고, 나 같은 사람도 글 쓰고 책 출간할 수 있었으니 누구나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옥복녀 작가님 소개로 스물 두 명의 교사와 학부모가 첫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감옥에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치열하게 읽고 쓰면서 배우고 익힌 글쓰기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땀 흘리며 나눴습니다.


다행히도,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은 "좋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저는, 이후로 매달 전국을 돌면서 월 평균 2~3개 지역에서 글쓰기/책쓰기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적게는 두 명, 많게는 예순 명 넘게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의 책을 누가 읽을 것이며, 그런 사람의 강의를 누가 듣겠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은 쏙 들어갔습니다. 저의 안타까운 과거를 알게 된 수강생들은 저를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한 명 두 명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 속도가 제법 빨랐지요. 세상 사람들은 '이은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고, 수강생들은 자기 주변 지인들을 하나 둘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8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수업 방식을 바꾸긴 했지만, 월 평균 20~25회 강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규 수강생과 재수강생 포함 매월 250~300명 가량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고요. 매주, 매월 새로운 작가가 탄생한 덕분에 현재까지 613명 작가 배출이라는 기적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사업 실패하고 바닥으로 추락했던 저는, 글쓰기 강좌를 시작한 당시까지도 막노동판을 전전하고 있었습니다. 돈 문제, 인간관계, 가족 갈등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 된 것이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결핍과 혼란으로 뒤범벅이 된 상태에서도 매일 글을 쓰고 있었고, 그렇게 쓰는 행위가 저 자신을 버티게 해 준다는 사실도 수강생들에게 전하고자 했었지요.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를 찾는 모든 수강생은 각자의 아픔과 시련과 상처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전국에 있는 아픈(?)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라는 소문까지 날 정도였겠습니까.


가까운 이들이 저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처와 아픔 가득한 사람들만 모이면, 그들로부터 부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아서 기가 빠지고 상대하기가 힘들 텐데 그래도 괜찮겠느냐 뭐 이런 염려였지요. 사실 저도 조금은 심란했습니다. 초긍정으로 살아 보자 결심했는데, 수강생들이 모두 어두운 이야기만 하면 내가 무너지는 게 아닐까 싶었던 겁니다.


상처와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할 때는 당연히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이고요. 둘째, 때로 자신의 상처가 가장 크고 특별하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상처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상처와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함께 하는 수강생들과 서로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글로 쓰고 읽는 동안 세상에는 나 못지않게 힘든 삶을 버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한 아픔도 많았고, 오래 전 상처로 평생 힘들어하는 이도 적지 않았으며, 고통과 치유를 반복하면서 많이 성장한 사람도 만났습니다.


타인의 상처를 읽는 동안 저 자신의 아픔을 잊곤 했습니다. 그것이 치유인 줄 몰랐습니다. 지나간 과거는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겪은 과거는 아직도 고스란이 남아 있지요. 그럼에도 이제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때 가슴이 한결 덜 아픕니다. 함께 읽고 쓴 덕분입니다.


8년 4개월 동안 글쓰기/책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사람은 바로 저 자신입니다. 상처와 아픔을 글에 담는 법을 배웠고, 그것이 어떻게 치유로 이어지는가 깨달았으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게 되었고, 책 읽고 글 쓰는 삶이 나와 타인 모두에게 얼마나 중요한 여정인가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혼잡하고 소란스러운 세상입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 상처가 가슴 속에서 오래 묵혀 또 다른 아픔으로 터져나오기도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돈 쉽게 많이 벌어 부자 되고 성공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 넘쳐납니다.


오늘 행복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내 이야기를 글로 써서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 주는 행위가 얼마나 위대한 가치인가. 자기만의 콘텐츠를 완성하여 세상과 타인에게 공유하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모든 과정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의미라는 사실까지.


세상 사람 전부를 모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를 찾는 이들에게만큼은 '행복한 성공'을 이룰 수 있는 방법 전하고자 합니다. 단 하루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단 한 번도 똑같은 강의를 한 적 없습니다. 얻은 게 많은 만큼, 수강생들 덕분에 전혀 다른 삶을 만난 만큼, 이제는 제가 누리는 인생을 고스란히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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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하나를 쓰고, 단어 하나를 고르고, 지우고 고치고 다듬는 동안, 삶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백지를 마주하는 것이 세상을 상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행복한 성공을 누리기 시작했지요. 당신께, 글쓰기를, 권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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