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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0. 2024

자책, 전전긍긍의 화신들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


글 한 편 써 놓고도 카페에 올리지 못하는 수강생 많습니다. 자신이 봐도 너무 못 썼다면서, 도저히 다른 사람들 앞에 내놓을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문법은 왜 이렇게 다 틀리고 문맥도 하나도 맞지 않고 메시지도 엉성하다며 자책합니다. 


제가 읽어 보면, 초보 작가가 쓴 글답지 않게 제법 괜찮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라 재미도 있고, 투박하고 거칠게 썼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 생생하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괜찮다, 잘 썼다 아무리 격려를 해도 도무지 통하질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에게는 글쓰기 재능이 너무 없는 것 같다 울먹이면서 전화를 끊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자신만만 건방 떠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만, 이렇게 자기 글에 자책하며 전전긍긍하는 것도 결코 좋은 태도는 아닙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심한 탓이기도 합니다. 


저도 글을 썩 잘 쓰는 편이 아닙니다. 문법 공부를 많이 했고, 책도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읽은 덕분에 문장 구조나 메시지 장착을 조금 수월하게 할 뿐입니다. 정말로 글을 잘 쓰는 대작가들에 비하면 병아리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작가를 623명이나 배출하고, 개인 저서도 아홉 권이나 출간했지요. 문장수업을 통해 15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간 퇴고 시연과 해설도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 해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괜한 치레가 아니라 정말로 그렇습니다. 


차이는 이렇습니다. 저는 자책하지 않습니다. 너무 못 썼다 싶으면 고치면 됩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자신감도 생깁니다. 전전긍긍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작가라는 존재는 독자의 평가를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좋다 해 주는 독자 있으면 감사하고, 아니다 말하는 독자 있으면 그렇구나 하면 됩니다. 무슨 인생 결정 나는 일도 아니고, 내 살아온 이야기 내가 쓰는 건데 마음 좀 편안히 가져도 되지 않겠습니까. 


글쓰기뿐만 아닙니다. 작은 실수나 사소한 실패에 자책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람 많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탓이기도 하고, 타인으로부터 칭찬과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합니다. 일을 그르치고 나서도 뻔뻔스럽게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도 문제겠지만, 지나치게 자책하고 스스로 경멸하는 태도는 더 나쁩니다. '나'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존재입니다. 내가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세상 누구도 나를 귀하게 대하지 않습니다. 


실수나 실패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중한 자신을 업신여길 만큼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실수하고 실패한 사람은 다음에 분명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장하는 거지요. 눈앞에 나타나는 결과에만 연연하지 말고, 인생 멀리 보는 습관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겸손과 자책은 다릅니다. 겸손은 실력 있는 자가 자신을 낮추는 행위이고요. 자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는 행위입니다. 낮추는 마음은 이미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있음을 전제합니다. 책망하는 행위는 자신을 형편없게 여기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제가 쓴 글에 대해 책망하고 스스로 형편없게 여겼더라면, 아마 저는 지금 같은 삶 꿈도 꾸지 못했을 겁니다. 정성 다했으니 되었다, 더 나아질 수 있으니 괜찮다, 매일 노력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는 태도만으로 충분하다, 나는 얼마든지 위대한 존재이다... 이런 생각으로 나 자신을 키우고 격려하고 보듬어 준 덕분에 기 꺾이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겁니다. 


다른 사람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는 괜찮다, 다음에 잘하면 된다, 잘만 위로해 주면서, 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하여는 잔인할 정도로 질책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죄 짓고 감옥에 다녀오고 술에 취해 인생 비틀거리며 살았던 저 같은 사람도 앞으로 잘하면 된다 스스로 믿고 살아갑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자신을 책망할 만한 이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더 이상 자책하지 마세요. 전전긍긍 앓지 않아도 됩니다. 소중한 내가, 정성 다해서, 노력 기울인 모든 결과를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글을 못 쓰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성 다했는가, 이 질문에 떳떳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노력하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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