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니까, 쓴다
글쓰기 어렵다 힘들다 말하는 사람 많습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타고난 재능이라기보다 훈련을 통해 단련되는 근육에 가깝습니다. 헬스장에서 매일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만들 듯, 글쓰기 역시 매일 15분의 시간을 투자하여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쓰기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어 줄 매일 15분 루틴을 소개합니다. 이 루틴은 거창하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듯, 글쓰기도 결국은 습관입니다. 이번 기회에 글쓰기 습관 제대로 잡고, 자신이 원하는 글과 책 마음껏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단계는 프리라이팅입니다. 5분 타이머 맞춰놓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자유롭게 쓰는 거지요.
글쓰기의 가장 큰 적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막막함과 '완벽하게 써야 한다'라는 부담감입니다. 이런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프리라이팅'입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필터링 없이 그대로 종이 위에 쏟아내는 거지요.
어제 먹었던 저녁 식사 메뉴, 오늘 아침 출근길에 본 하늘, 갑자기 떠오른 노래 가사, 심지어 '아무것도 쓸 말이 없네'라는 생각까지, 무엇이든 좋습니다. 맞춤법이나 문법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논리적인 흐름이나 완성도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쓰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프리라이팅은 뇌가 글쓰기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내면에 잠재된 생각과 감정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훈련입니다. 마치 운동 전 스트레칭처럼, 글쓰기를 위한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쓸 내용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만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어느새 생각의 물꼬가 트이고 손 가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펜을 사용하든, 컴퓨터 자판을 사용하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머리와 손과 가슴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스마트폰을 통해 다른 사람 생각이나 일상을 들여다보는 데에만 익숙해졌습니다. 정작 소중한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관심 가지고 지켜보는 데에는 소홀했지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잘 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프리라이팅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경험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나 자신을 시원하게 열어젖히는" 글쓰기 도구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필사 또는 초록입니다. 5분 동안 책을 베껴 쓰거나 좋은 문장을 골라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이죠.
글쓰기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지름길 중 하나는 '필사(筆寫)'입니다. 필사는 단순히 글씨를 베껴 쓰는 행위만 일컫는 게 아닙니다. 좋은 작가의 문장 구조와 단어 선택, 표현 방식을 온몸으로 익히는 과정입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나, 인상 깊었던 칼럼, 감명 깊게 읽은 시 등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좋습니다. 5분 동안 그 글의 일부를 노트에 베껴 쓰는 거지요.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필사하는 동안 그 문장이 왜 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작가는 어떤 단어를 사용하여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냈는가, 문장과 문장이 어떻게 연결되어 하나의 의미를 전달하는가 등을 무의식적으로 흡수하게 됩니다.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를 필사하면 담백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문체를 체득할 수 있고,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필사하면 간결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문장력을 익힐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작가들의 글을 필사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문체와 표현 방식을 찾아가면 됩니다. 필사는 어휘력과 문장력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훌륭한 글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단, 베껴쓰는 데에만 너무 빠져서 내용이나 문장 형식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펜을 놓고 멈추어야 합니다. 필사와 초록의 가장 큰 의미는, 손으로 쓰는 과정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데 있습니다. 생각이 딴 곳으로 빠진 상태에서 손가락만 까딱하는 필사나 초록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일기 또는 단상 기록입니다. 5분 동안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거나 매 순간 떠오르는 짧은 생각을 노트에 옮겨 적는 겁니다.
마지막 5분은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짧게 기록하는 시간입니다. 무슨 대단한 내용을 쓰자는 게 아닙니다. 오늘 경험한 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가지 사건이나 감정, 혹은 자기 생각을 짧은 문장으로 정리해 보는 거지요.
'오늘 점심으로 먹었던 파스타의 향이 아직도 코끝에 맴돈다', '지하철에서 본 할머니의 미소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오후 회의에서 나온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등 아주 사소한 내용이라도 괜찮습니다.
이 루틴은 관찰력과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줍니다. 평범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죠. 이 연습을 통해 주변을 섬세하게 바라보게 되고, 그 속에서 글의 소재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매일 짧게라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자기 이해도를 높이고 나아가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과 철학을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개인의 경험과 생각은 세상 하나뿐인 귀한 글의 씨앗이지요.
별 것 없었다, 대단한 것도 아니다, 뭐 이런 걸 굳이 글로 쓰는가. 대부분 사람이 자기 하루나 자신의 생각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래서 쓰지 않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내가 보내는 오늘 하루는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란 사실입니다.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매일 15분, 이 세 가지 루틴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글쓰기 근육이 놀랍도록 탄탄해질 겁니다. 처음에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며칠, 몇 주, 몇 달을 이어가다 보면 글쓰기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테지요.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 있을 겁니다.
글쓰기는 더 이상 어렵고 힘든 과제가 아닙니다.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하여 선한 영향을 펼치는 즐거운 여정이 될 겁니다. 지금 바로 펜을 들고 글쓰기 근육을 단련하길 바랍니다. 작가니까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