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
글을 쓸 때마다 특정 독자를 떠올립니다. 처음에는 글을 술술 잘 쓰기 위해 가상의 인물을 눈앞에 앉혀놓았던 것인데요. 지금은 그저, 내가 쓴 글이 반드시 독자에게 닿을 거란 확신을 갖기 위해 누군가와 마주앉곤 합니다.
저는 작가의 꿈을 간직한 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제가 맨 처음 글을 쓸 때, 너무 힘들고 어렵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 책을 출간하고 싶은 마음, 눈물과 감동과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 그럼에도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 저는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글을 끝내주게 잘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10년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글을 쓰면서, 글쓰기/책쓰기 기본이나 요령 정도를 남들보다 더 많이 잘 익혔을 뿐이지요. 타이거 우즈의 코치가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를 잘 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타이거 우즈보다 코치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지요.
초보 작가 혹은 예비 작가들에게 꼭 한 가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글을 쓸 때는 반드시 독자를 눈앞에 앉혀두라는 말입니다. 가상의 독자 한 명을 앞에 앉혀놓고, 그와 대화하면서 글을 써야 합니다. 한 번만 해 보면,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글은 혼자 씁니다. 허나, 혼자 쓴 글은 수많은 독자에게 닿습니다. 글쓰기는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혼자 쓰고 말 거라면, 그냥 일기만 쓰면 될 테지요. 나의 경험, 나의 생각, 나의 신념, 나의 가치관 등을 글에 담아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쓰는 행위입니다.
노트북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글을 쓰면, 그 글은 삭막하고 어둡고 건조할 수 있습니다. 눈앞에 나의 독자 한 명을 앉혀두고, 그와 대화하면서 글을 쓰면, 그 글은 살아 펄떡입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쓰기 수월하고, 독자 입장에서는 읽기 편안합니다.
혼자서 모니터만 보며 글을 쓰면,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쥐어짜야 합니다. 하지만, 눈앞에 앉아 있는 독자와 대화하면서 글을 쓰면, 마치 카페에서 수다를 떨듯이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초보 작가나 예비 작가는 글을 쓰는 것보다는 말을 하는 것이 한결 편할 테니까요.
말하듯이 글을 쓰면, 글이 좀 투박하고 거친 면이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나중에 퇴고할 때, 얼마든지 다듬고 수정하고 고칠 수 있습니다. 글 전체가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말이 되어야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글을 글처럼 쓰려 하면, 말이 꼬이고 표현이 어색할 수밖에 없겠지요.
친구와 카페에 마주앉아 수다를 떨면, 세 시간 정도는 우습게 지나갑니다. 반면, 혼자 방에 앉아 글을 쓰려면 한 시간이 일 년처럼 느껴집니다. 언어의 본질은 전달입니다. 말이든 글이든, 상대가 있으면 더 명확하고 쉽게 전달할 수가 있습니다.
내가 쓴 글이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다면 작가 기분이 어떨까요? 저는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글 쓰는 삶이라는 본질 자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독자를 가정하지 않은 채 글을 쓰면, 공원 한가운데 혼자 서서 마구 외치는 경우와 다를 바 없습니다. 글쓰기는, 연설이나 웅변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글이 반드시 독자에게 닿는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한 줄이라도 정성을 담게 되고, 독자를 위하는 마음도 진정성 있게 품을 수 있습니다. 읽을 테면 읽고 말 테면 말아라.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그 글은 아무 가치도 없는 낙서가 되고 맙니다.
어느 독자가 작가의 책을 읽고, 그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면, 독자와 작가는 같은 길을 걷는 동행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작가는 글을 써야 하고 독자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 함께 걷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걸 잃고 추락했을 때, 감옥에서 처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들이 오직 저를 위해 인생 조언을 건네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때로 따뜻하게 토닥거려주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차갑고 냉철하게 정신이 번쩍 들도록 뒷통수를 후려치기도 했습니다.
책이란 게 그런 건 줄 진즉에 알았더라면,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아왔을 텐데. 그랬더라면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텐데.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와 울기도 많이 울었고, 또 한편으로는 다시 한 번 살아봐야겠다 의지를 깨우기도 했습니다.
더 없이 귀중한 경험을 하면서,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힘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 다짐하게 된 것이지요. 시련과 고통으로 절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제가 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살아낼 힘을 얻게 된다면, 그것이 제 남은 인생 최고의 기쁨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한 글을 쓰려고 애쓰다 보니, 저 혼자만의 푸념이나 하소연 따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불평 불만 쏟아내다가도, 이런 글을 써가지고는 아무한테도 도움 되지 않겠다 싶어 얼른 지우곤 하는 것이지요.
아직은 글솜씨가 많이 부족해서, 베스트셀러 뭐 그런 건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 인생에 도움 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요. 방법이 있었습니다.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책에다 쓴 내용을 기반으로 강의를 하면서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저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말과 글은 언어입니다. 언어의 본질은 전달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잘못한 일들에 대해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요. 제가 배우고 느끼고 깨달은 바에 대하여는 "이렇게 하면 좋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이것이 작가와 강연가의 고민과 연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단 한 줄의 글을 쓰더라도, 타인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본질과 가치를 잃지 않는 태도야말로 멋진 인생이라 할 수 있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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