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내 삶을 만든 것은 8할이 일상이다
어젯밤 10시 30분에 인천공항 도착했습니다. 수하물 챙기고, 밤 12시 공항버스로 대구 터미널에 왔고요. 집에 도착하니 새벽 4시. 잠깐 눈 붙였다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5시 기상해서 산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오전 8시에 사무실 문을 열었습니다.
밀린 업무 확인하고, 블로그에 글 한 편 올리고, 공지사항 및 일정 체크했습니다. 이번 주에 진행하는 강의 자료 검토하고, 11월 강의 및 행사 준비도 하나씩 챙기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의 질문도 쉴 새 없이 도착하고, 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다행히, 최악일 거라 생각했던 몸 컨디션이 일상 업무에 잘 적응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 푹 자고 나면, 내일부터는 정상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생에는 크게 세 종류의 날들이 있습니다. 일상과 이벤트, 그리고 사건/사고입니다. 이벤트는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기대하는 그런 날이죠. 여행, 기념일, 파티 등 이른바 특별한 날입니다. 사건/사고는 가급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날들입니다.
그에 반해, 일상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날입니다. 아무 특별한 일이 없습니다. 사건도 사고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침에 눈 뜰 때부터 밤에 잠자리 들 때까지, 오죽하면 '다람쥐 챗바퀴 도는 듯한'이라는 표현까지 쓰겠습니까.
저는 인생에서 이벤트도 많이 겪어 보았고, 사건과 사고도 셀 수 없이 치뤄 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너무 좋습니다. 현란한 파티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고, 사건과 사고는 더더욱 싫습니다. 고요하고 평온한,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똑같은, 그런 '일상'이 최고입니다.
저는 바닥에서의 인생을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고요. 중요한 것은, 바닥에서 여기까지 제 삶을 일으킨 모든 동력이 '일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일상은 하품 나는 날이 아닙니다. '나'라는 정체성이 확고히 자리잡는 날들이죠. 인생은 매일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매일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더라도 철학과 신념과 열정을 담기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이벤트만 기다리고 기대하며 사는 인생은 허무합니다. 이벤트 끝날 때마다 돌아가야 하는 일상을 지겹게 느끼기 때문이죠. 이벤트보다 일상이 많은 것이 인생인데,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상을 힘겹게 여기는 인생이 행복할 리 없겠지요.
사건과 사고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시련과 고난입니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들 정도의 역경은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고요. 피해갈 수 없는 고난이라면, 기꺼이 견디고 이겨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고, 풀어야 할 관계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고, 답답하고 힘든 일 쌓여 있지만, 그래도 이것이 나의 인생이며 일상임을 받아들입니다.
모든 순간을 참고 견디고 이겨내고 극복하는 동안,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내는 동안, '내'가 완성되고 '내 인생'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나의 일상이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나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인생, 남의 일을 쳐다보고 있으면, 다 쉽고 편하고 행복하게 보이지요. 그게 바로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남의 떡은 항상 커 보입니다. 내 하루니까, 내 일상이니까 힘들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래서 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지요.
사무실 문을 열기가 무섭게 일거리가 쏟아집니다. 비몽사몽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일상에 적응합니다. 이것이 제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요약 독서법 강사 자격 과정 : 11/22(토), 11/23(일) 각 4시간
-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4063109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