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고 싶은 일도, 되고 싶은 것도 없다면

소중한 내 인생

by 글장이


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관련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해서 이제는 글쓰기에 대해 아주 조금 알기도 합니다. 피아노 교습으로 치자면, '엘리제를 위하여'라는 곡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것은 복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사실만으로 축복이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도 천복입니다. 지금도 행복하지만,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며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설렙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꿈을 꾸어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라고 말하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입니다. 이왕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평생을 바칠 수 있다면 뿌듯하고 기쁘겠지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큰 실패를 겪은 탓에 '어쩌다' 글쓰기를 만났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무튼 좋아하는 일을 만났으니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감사할 일이지요. 결과가 좋다고 해서 다시 예전의 과정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만큼 고통스럽고 괴로웠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저처럼 특별한 계기를 겪지 않은 사람들은 어떨까요? 꿈과 목표를 가진 사람도 많을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평생을 바치는 사람, 틀림없이 있겠지요. 하지만, 제 주변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한 사람도 셀 수없이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난 꿈이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난 왜 잘하는 게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현실입니다. 꿈과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꿈과 목표를 찾지 못한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생각에는 꿈과 목표 없어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나름의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사회 분위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일 뿐, 반드시 그렇게 사는 것만이 옳다는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일에 목숨 거는 것도 제법 낭만적이 삶이지만, 그저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도 멋있습니다. 꿈과 목표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으로 힘들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고 술 퍼마시고 자책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최악입니다. 인생 자체를 엉망으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공부를 해야 할 때는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해야 할 때는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싶을 땐 책을 읽습니다.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여전히 주어진 하루하루를 맹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인생이고요.


현실과 이상.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번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 딱 발을 붙이고 살면서 이상을 바라보는 것이죠. 지나치게 현실만 생각하면 하루 벌어 먹고 살기에만 급급해집니다. 무조건 이상만 바라보면 현실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져 좌절하게 됩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으로 오늘을 살면서도, 앞으로 무한히 펼쳐질 자기 인생에 대해 선명하게 그려 보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좀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생각의 순서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우선,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정리해 봅니다. 그런 다음, 앞으로 자신이 바라는 인생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두 가지를 매일 병행해서 고민하다 보면, 삶이 하나씩 정리되어 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사업 실패하고 감옥에 앉아 있을 때, 저한테 무슨 꿈이 있고 목표가 있었겠습니까.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꿈? 그런 것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았습니다. 매일 한숨만 쉬면서 이놈의 인생 푸념만 늘어놓았지요.


그렇게 내 자신을 책망하고 인생에 대한 불평과 불만만 늘어놓았던 시절, 제 삶에는 아무런 희망이나 비전 따위 없었습니다. 어쩌다 우연히 글을 쓰게 되었지요. 글을 쓴다고는 하지만, 당장 작가가 될 가능성도 전혀 없었습니다. 글 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고요.


하지만 좋았습니다. 매일 할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운이 났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겁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꿈과 목표를 찾은 시작이었습니다.

1.png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옆도 뒤도 돌아보지 말고 몰아붙여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 하더라도 기죽을 필요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소중한 인생을 타고 났습니다. '주어진 삶'에 부끄럽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