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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힘

더 좋아질 테니까

by 글장이

맨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구성을 잡는 일, 메시지를 정리하는 일, 문장을 참하게 쓰는 일, 독자 입장을 헤아리는 일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벽이라고 느껴졌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힘든 일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퇴고였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쓴 글을 지워야 하다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한 페이지 쓰느라 밤잠을 설쳤고, 다양한 책을 읽었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썼는데...... 그걸 미련없이 지우라 하니 속에 천불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지우고, 줄이고, 없애라!"

흔히 퇴고의 3원칙이라 하는데요. 이론적으로야 얼마든지 납득이 됩니다만, 초보 작가한테 자신이 쓴 글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 분명합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지금도 퇴고하는 것이 마냥 힘들고 괴롭기만 할까요?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저는 글을 쓰고 지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웁니다. 종일 뭐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고 답변할 수 있습니다.


애써 쓴 글을 지우는 심정이 어떠할까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기쁘고 행복합니다. 제가 쓴 글을 지우는 것이 왜 기쁘고 행복할까요? 그렇습니다. 지우고 나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인생의 혹독한 시련을 경험했습니다. 사업에 실패했고 전과자가 되었으며 파산을 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지요. 막노동 하면서 험하게 살았습니다. 실패자의 인생, 바닥에서의 삶. 그것이 저를 향한 수식어였습니다.


평생 꼬리표 붙이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매일 술 마시고 울고 소리를 질렀지요.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인생.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우기로 했습니다. 과거는 그대로 남아 있겠지만, 제 마음 속 상처와 아픔은 말끔히 지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상처를 지우는 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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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지우기에서 비롯됩니다. 변화는 삭제에서 시작합니다. 언제까지 어설픈 문장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과거 상처와 아픔에 발목 잡혀 계속 괴로워하기만 하는 인생 볼품 없습니다. 지우고 삭제합니다. 더 나은 글이, 더 나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더 멋지고 근사한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과 열정이지요. 그런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더 좋은 곳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굳이 뒤로 돌아 시궁창으로 돌아갈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지우고 줄이고 없앱니다. 용기도 필요없고 의지도 필요없습니다. 더 좋은 걸 가지는 조건으로 부족한 걸 버리는 셈입니다. 아쉬울 게 하나도 없지요. 삶은 반드시 더 좋아질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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