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평가는 참 불편하다
행복한 관계를 위하여
저 사람은 성질이 더러워
저 사람은 착하고 순해
저 사람은 까탈스러워
저 사람은 불친절해
저 사람은 온순하고 부드러워
저 사람은 화가 많아
많은 사람이 이처럼 타인을 평가합니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람도 평가하지만, 한 순간의 말과 행동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런 후에, 자신과 잘 맞다고 판단되면 친하게 지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리를 두곤 하지요.
'평가'라는 말이 듣기 거북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만나는 사람들을 나름의 잣대로 구분지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욕을 해도 좋고,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은 천사 같은 말을 해도 재수없다고 느끼지요.
저도 수많은 사람을 평가하고, 또 그들로부터 평가 받으며 살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남을 평가할 때는 나름 못된 구석이 좀 있습니다. 아니면 아니다 딱 잘라버리는 습성이 있지요. 저를 평가하는 사람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은대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고, 뒤에서 험담을 일삼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남을 평가할 때도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적어도 제 생각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평가를 받을 때도 유쾌하지 않습니다. 좋은 말이야 듣고 웃으면 그뿐이지만, 험담은 순식간에 퍼져 나갑니다.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저런 소리를 함부로 지껄이는 것일까.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이처럼 불편한 일입니다. 다른 사람 평가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고요. 저에 대한 평가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도 고민할 문제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그에 맞는 철학과 가치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실천하고 많이 달라졌지요. 사람 때문에 상처 받는 일이 잦은 분들은 한 번쯤 시도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럼 나는?"
이 단순한 질문 하나가 제 마음을 상당히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날카롭게 받아들이고 화를 내기 일쑤였는데,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후부터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온당치 못하다 싶은 경우에는 화를 냅니다만, 과거처럼 '인생'에 영향을 받을 만큼은 아닙니다.
"저 사람 대체 왜 저래? 그럼 나는?"
"저 사람은 왜 시간을 안 지키는 거야? 그럼 나는?"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지? 그럼 나는?"
"왜 자기 할 일을 똑바로 하지 않는 거야? 그럼 나는?"
"자기계발 하면 뭘해. 일상이 엉망인데. 그럼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보면서 평가를 할 때마다 그 마지막에는 "그럼 나는?"이라는 질문을 붙입니다. 웬만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이 질문에 당당하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얼굴에 철판 깔고 사는 사람들이야 백날 "그럼 나는?"이라고 물어도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대답할 테지요. 그런 사람은 이 글에서도 제외시키고자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기본이 갖춰진 사람들하고만 얘기하고 싶습니다.
다시 정리해 봅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손가락질할 때는 항상 자신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생각'이란 걸 하게 되고요. 생각의 끝에서는 저 사람과 내가 별로 다를 게 없구나 하는 공감과 측은지심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못난 구석은 보지 못한 채, 다른 사람 흉 보는 일에만 전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옥 같은 삶을 경험한 제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도 결국에는 남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덧붙이자면,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을 하고 나면 결코 내 마음도 편치 않다는 사실 또한 알아야겠지요. 어떤 말이 입에서 나오기 전에는 분통이나 원망 또는 질투, 시샘 따위의 감정이 솟구칩니다. 그런데, 그 말이 기어이 입밖으로 나오고 나면 그 때부터는 '후회'라는 감정이 가득해집니다.
인간관계 참 어렵습니다. 좋은 사람도 많지만 상처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원만한 관계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결국은 자신만 똑바로 살면 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가득합니다. 모두를 내 입맛에 맞추려 들면 고통스럽고 불행해서 살아가기 힘듭니다.
자신의 태도와 말과 행동을 돌이키며 언제나 반듯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추구하면, 다른 사람 말과 행동에 상관없이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원칙과 기준에 따라 사는 사람은 타인의 험담에도 주눅들지 않을 수 있지요.
세상에는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평온하게 가꾸어야 합니다. 나를 위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 만드는 일, 없어야 하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