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아침에
농구하면서 우울한 사람 본 적 있을까? 춤추면서 걱정하는 사람도 없을 테고, 역기를 들면서 근심하는 사람이나 노래 부르면서 염려하는 사람도 찾기 힘들 것이다.
어떤 행위에 몰입하고 있을 때, 우울하거나 걱정하거나 근심하거나 염려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은 가만히 있을 때, 특히 지쳐 피곤하고 힘들어 멍 때리고 있을 때 가장 많이 스며든다.
사람의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며 강한 긍정을 얘기하는 책도 많지만,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잠을 자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해 보아야 한다.
첫째, 지치고 힘들 때는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멍 때리지 말고 푹 쉬는 것이 좋다. 잠을 자는 것도 좋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는 등 관심을 다른 곳에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럴 때에는 '주입식' 행위가 도움이 된다. 생각을 이어가면 부정적으로 흐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둘째, 아침 시간을 살려야 한다. 사람에 따라 늦은 밤에 뭔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잘 맞다고 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데, 아침과 밤을 굳이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해가 진 이후에 마음이 가라앉는다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가급적 이른 아침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치명적인 이유는 그 끝에 있다. 우울, 걱정, 근심, 우려 등의 감정이 계속되면 결국은 자신을 향한 분노 또는 타인을 향한 원망으로 이어진다.
흔히 말하는 우울증은 자기 연민이나 자책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존감 높고 스스로를 지극히 아끼며 사랑하는 사람은 부정적 생각을 하는 빈도가 적다.
무슨 말만 하면 삐딱선을 타는 사람도 있다. 이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원망과 화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남 탓이고 세상 탓이기 때문에 기회만 있으면 시비를 걸고 싶은 것.
둘러치고 메쳐도 부정적인 생각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점은 하나도 없다. 백해무익. 그렇다면 고쳐야 한다. 바꿔야 한다. 이대로 계속 가면 묘비가 서글퍼진다.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얼마든지 기쁘고 즐겁게 하루를 누릴 수 있는데. 마음 하나 바꾸면 그만인데. 그 방법을 찾아 보자.
첫째, 내게 일어나는 모든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좋은 일만 일어나는 인생은 없다. 좋은 감정만 품고 사는 사람도 없다.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감정을 갖기 때문이다.
둘째, 그 당연한 감정을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다. 지금 나의 감정이 어떠한지 직시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회피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럴 때 도움되는 것이 백지다.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정성 담아서 써 보면, 내가 내 감정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든다.
셋째, 이제는 정반대로 '어떤 상황이 되면 지금과 달리 기쁘고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생생하게 상상해 보는 작업을 할 차례다. 나쁜 감정이 일어났다는 말은, 내가 진정 바라는 상황이나 감정이 무엇인지 동전의 양면처럼 판단할 수 있는 신호에 다름 아니다. 나쁜 생각이 일어나면 비로소 좋은 생각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으니, 이제부터는 좋은 생각을 계속 해 나아가는 것이다.
지치면 끝장이다. 그런데 지치지 않을 수 있는가? 내게 유리한 쪽으로 풀어내야 한다.
힘들고 지쳤을 때는 '주입식' 활동을 위주로 하고, 의욕 넘쳐나는 이른 아침에는 '적극적' 활동을 주료 해야 한다. 글쓰기, 독서, 반성, 사색 등은 아침에 하고, 밤에는 가급적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생각과 말이 중요하다. 지치고 힘들 땐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조금만 힘들어도 "지치고 힘들다"라고 할 것 같아서.
열심히 살고, 푹 쉬고. 해 보니까 둘 다 가능하더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삶이 신난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