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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적 거리두기

따뜻한 세상 만들기

by 글장이


한 점 부끄러움 없는가? 내 자신에게 묻는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는가. 실수한 적 없는가. 실패한 적은 없는가. 부모 심정 무너지게 한 적도 많고 친구 가슴에 못 박은 적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 아프게 한 적도 적지 않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산 적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 때가 가장 부끄러웠던 시절이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살았으니 얼마나 뻔뻔스럽고 못났을까.


이렇듯 불완전하고 미숙한 존재인 내가 타인을 가르치고 지도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잘못과 실수는 냉철하게 지적하면서 정작 내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타인의 잘못에는 가차 없고 자신의 실수에는 양보가 생기는 이유, 무엇일까? '거리'의 문제다.


나는 '나'와 지극히 가까이 존재한다. 나는 '타인'과 멀리 떨어져 있다. '나'와 는 딱 붙어 있기 때문에 실수와 잘못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타인'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조금만 오점이 생겨도 그림이 달라 보인다.


바람직한 인생을 위해서는 두 가지 태도가 필요하다. '나'와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타인'에게는 더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나'와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살피는 일. 나는 이를 '자아적 거리두기'라 명명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 전염을 막는다. 자아적 거리두기는 오만과 편견을 막는다.


자신에게 지극히 관대한 사람 많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와 변명에 놀라울 정도로 당당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명백히 피해를 주었음에도 '카톡 사과' 정도로 넘어가고 만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상황과 환경과 사건들이 자신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타인이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으면 사정없이 비판하고 손가락질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언제나 자신을 위한 면죄부로 활용하고, 다른 사람을 향한 비난과 화살은 늘 정의 사회 구현이라는 그럴 듯한 간판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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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보듯 자신을 보면, 오늘 하루 꽤 달라질 것 같다. 나를 보듯 타인을 보면, 조금은 마음이 넓어질 듯하다.


'나'에게선 조금 떨어져야 하고, '남'에게는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기를. 비난과 험담 멈추는 하루, 살아 본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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