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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Aug 12. 2023

나를 움직이는 힘, "일상적인 목표"

오늘 무엇을 했는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목표가 뭐냐고 물어 보면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의사, 과학자 등은 옛날과 다르지 않고요. 유튜버, 프로게이머, 무대 디자이너, 아이돌스타 등은 시대를 반영하는 목표인 것 같습니다.


어른들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집을 사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글이나 그림 또는 사진 등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신의 꿈 대신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고, 멋진 몸 만들어서 건강하고 활력 넘치게 살아가는 게 목표라고 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꿈과 목표를 품고 살아가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도 꿈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응원을 보내기도 합니다. 반면, 아무런 꿈이나 목표 없이 하루 살기조차 힘에 겨운 이들도 분명 있습니다. 그들의 삶이 나아지기길 기원하는 마음도 잊지 말아야겠지요.


8년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수강생들과 인연을 맺었지요. 같은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이은대 대표님은 꿈이 무엇입니까?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더 나은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토니 라빈스 같은 세계적인 동기 부여 강연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답합니다. 허나, 답변을 하면서도 이것이 과연 나의 진정한 꿈과 목표인가 의구심이 생깁니다.


사실 저는, 딱히 꿈이나 목표라고 할 만한 것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래 전, 사업에 실패하기 전에는 돈 많이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나름의 꿈이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망상에 불과하지만 말이죠. 큰 실패 후 모든 것을 잃고 난 후부터는 '멀리 보는 눈'을 상실하고야 말았습니다. 당장 오늘을 견뎌내는 것이 급선무였던 탓이겠지요.


얼마만큼의 부를 이룰 것인가보다 당장 오늘 얼마를 벌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미라클 모닝을 얼마 동안 실천할 것인가가 아니라 오늘 새벽 몇 시에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보다는 오늘 만나는 사람들과 척을 지지 않고 다음 일거리를 받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인생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책을 출간하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과목표는 일찌감치 뒤로 밀려났지요. 매일 주어진 시간 동안 일정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이 저에겐 가장 중요했습니다. 하루하루 그렇게 살았고, 반복된 행위는 물리적 양을 쌓았으며, 그 누적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강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강사가 되겠다는 꿈이나 목표는 세울 정신이 없었습니다. 강의할 기회가 생기면 목숨을 걸었고, 다음 강의가 잡히면 죽을 힘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강의 시간에는 미친 사람처럼 목에 핏대를 세웠고요. 매 순간 그 한 번의 강의가, 제게는 전부였던 겁니다.


인생의 목표보다 일상의 목표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10년 후의 내 모습보다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더 간절했습니다. 예전에는 하루를 소홀히 여기고 미래만 근사하게 여겼거든요. 저의 과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참고 견디는" 날들이었습니다. 두 번째 삶은 달랐습니다. 오늘이 끝이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남들은 시간이 없어 바빠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저는 오늘이 흘러가는 것 자체가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어떤 책을 쓰고 싶다!"는 말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어떤 글을 썼다"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금 딛고 있는 오늘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지요.


앞으로 글을 쓸 거라는 계획은 무의미합니다. 그런 꿈과 목표를 전하고 싶다면 오늘 글을 써야 합니다. 오늘 글을 쓰면, 앞으로 글을 쓰겠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이 바로 내일이기 때문입니다.


인생 꿈과 목표를 선명하게 갖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리는 일에만 열중한 채 오늘과 지금을 허투루 보낸다면 그 꿈과 목표가 대체 무슨 가치 있겠습니까. 멀리만 바라보면서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사람은 미래 아무것도 보장 받지 못할 테지요.


꿈과 목표가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언젠가 자신도 일확천금을 쥘 수 있다는 망상 때문입니다. 술에 빠진 사람들이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취했을 때만큼은 현실을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삶을 망치는 '중독'은 모두가 지금을 직시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자신의 현재 모습, 그리고 지금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참으로 아프고 어려운 일입니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무의식이 저 깊은 곳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용기를 내어야 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나에게는 지금을 이겨나갈 힘과 패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자면, 글 쓰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직시할 용기, 성장하고 변화하는 자신,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독자와 나누어 공감을 유도하는 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에너지가 바로 글쓰기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겁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

인생의 비전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도 마땅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야 합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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