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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Aug 17. 2023

사람의 진가는 역경에 처했을 때 드러난다

힘들고 어려울 때 긍정


그 사람이 진실로 참된 성품을 지녔는가 알고 싶다면, 옷이 젖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로 바람이 불면서도 후끈하게 더운 날 만나 보길 권합니다. 그런 날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다면, 친구로서는 더 없을 테고 배우자로서도 마땅할 테지요.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제법 쓰고 공부도 꽤나 했다는 사람 주변에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만 날이 덥거나 추워도 금새 얼굴빛이 달라집니다. 자신의 기대와 어그러지는 일이 생기면,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외부 상황이나 환경, 조건 등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이나 행동이 바뀌는 사람이라면 더 보지 않아도 어떤 성품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라!"

귀가 따갑도록 들었고, 책만 펼치면 나오는 문장입니다. 자주 많이 들어서 다들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컨디션 좋고 기분 유쾌할 때는 누구나 좋은 생각과 말을 하지요. 이런 건 긍정이라 할 수 없습니다. 속이 상하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돈도 딱 떨어지고, 아이들 칭얼대고, 약속 시간 늦었고, 물이 튀고, 컵을 깨고,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럴 때조차 휘파람을 불 수 있어야 비로소 긍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 바람 아래서 맛있는 과일 먹으며 독서 토론을 하면, 모두의 입에서 "좋은 말"만 나옵니다. 마치 책 한 권을 온몸으로 흡수한 듯 세상 선비들만 모아 놓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지요. 에어컨 한 번 꺼 보세요. 실내 공기가 서서히 더워지면, 표정이 바뀌는 사람들이 나타날 겁니다. 책 꽤나 읽었다는 사람이 그깟 더위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지요.


우렁찬 목소리로 인생과 행복에 대해 강의하는 연사가 있다고 칩시다. 마이크 성능이 부실하고, 주변 공사하는 소리 시끄럽고, 여기저기 핸드폰 울리고, 강사료 적고...... 이런 상황이 펼쳐졌을 때, 그 강사의 표정과 목소리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씩씩하게 강의할까요? 아니면, 표정에서부터 뭔가 불만스럽다는 느낌이 다 드러날까요?


자기 기분 좋을 땐 세상 천사가 됩니다. 그러다가, 조금만 기분 상해도 순식간에 돌변합니다. 힘들고 불편할 때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남들 다 웃을 때 웃는 것은 쉽습니다. 별 효과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모두 인상 쓰고 불편해 할 때, 그럴 때조차 환한 기운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긍정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요.


감옥에 앉아 있는 사람들 인상이 더러운 이유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는 웃을 일이 없지요. 다들 마음 불편하고 속 상하고 언짢기 때문에, 그런 심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겁니다. "나 지금 기분 별로니까 건드리지 마라!" 이런 신호를 얼굴에서부터 보내고 있는 셈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얕고 부실한 사람들입니다.


반면, 그 와중에도 편안하고 밝은 표정 짓는 사람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감옥에 들어온 경로(?)가 다릅니다. 여러 사람이 지은 죄를 혼자 책임지겠다 스스로 결정한 경우입니다. 쓰리고 아픈 현실이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왕이면 그런 사람 곁에 머무는 것이 지옥에서의 일상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겠지요.


막노동 현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못해 일하는 사람, 억지로 일하는 사람, 한 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동하는 사람들 표정은 그야말로 우거지상입니다. 입만 열면 욕이 나오고, 매 순간 불평이지요. 그러나, 가족 위해 기꺼이 노동하겠다 자처한 사람들은 다릅니다. 방정맞게 웃지는 않지만, 그래도 표정이 편안하고 온화합니다. 자신의 일을 신성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자기계발을 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즐겁고 유쾌할 때 필요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기 위함일까요?


매일 꾸준하게 책 읽고 공부한다는 사람이 조금만 무슨 일 생겨도 짜증을 부리고 답답해 하는 모습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체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책을 읽는 것인가 묻고 싶습니다. 독서 따로 일상 따로 놀 거라면 굳이 귀한 시간 쪼개어 책 읽을 필요 없겠지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존재는 기분 따라 표정 바뀌는 사람입니다. 옆에서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내공이라곤 1도 없는 사람이지요. 주변 사람 불편하게 만들고, 분위기 다 망치고, 자신도 불행합니다. 그러다 기분이 좀 좋아지면 금새 팔랑팔랑 촐싹거리기도 하지요.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우리 자신도 그런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되고요.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는 일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혹시 그런 일 생기면, 딱 한 번만 "웃어야지!" 주문을 외워 보길 바랍니다. 긍정도 습관입니다. 역경에 처했을 때 웃을 수 있다면, 그 인생 틀림없이 꽃밭이 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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