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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Oct 03. 2023

루틴, 월요병을 극복하다

상황 말고 반응


직장인으로 살았을 적에 월요병 심각했습니다. 일요일 오후부터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지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오히려 잠도 잘 이루지 못했습니다. 주말에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딱히 피곤할 이유도 없었는데, 월요일 아침만 되면 마치 중병에 걸린 사람처럼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습니다. 스트레스도 심해서 가족한테 짜증을 부리고, 출근 후에도 병 든 닭처럼 간신히 하루를 버텼습니다.


똑같은 출근길인데, 월요일 아침만 되면 도로가 훨씬 더 막혔습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는 설렘보다는 또 한 주를 버텨야 한다는 막막함이 컸지요. 직장생활 10년쯤 했는데요. 월요일에 대한 기억은 1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아찔할 정도입니다.


추석 연휴가 제법 길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또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네요. 내일이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요일은 다르지만, 아마 내일도 '월요병' 증세 심각한 사람 많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내일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맞이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365일 먹고 자기만 하는 사람 있다고 칩시다. 이런 사람에게 월요병 있을까요? 요일 자체가 별 의미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 아예 없을 테지요. 반대로, 일 년 내내 하루도 빠짐 없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사람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주말도 없이 주 7일 근무. 이런 사람에게도 월요병은 없을 겁니다. 월요일 개념이 없으니 당연히 그런 증상도 없겠지요.


월요병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루틴이 깨졌을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매일 먹고 자는 사람이나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에게는 생기지 않는 병입니다. 그러니까, 월요병을 치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루틴을 유지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동으로 행하는 걸 습관이라 합니다. 루틴에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휴일이지만, 일상과 다름 없는 하루를 보내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운동을 해서 몸도 가볍게 만들고, 집안 청소도 하고, 책상 앞에 앉아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며 최대한 "정상적인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합니다. 종일 늘어져 있는 것보다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월요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젯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41명 작가 겸 코치들과 "라이팅 코치 3기_5주차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 평생회원 중에서 사업가의 뜻을 품은 이들과 함께 "글쓰기/책쓰기 프리미엄 코치"를 양성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강좌 중에서 가장 깊이 있고 차원 높은 수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코치들께도 당부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이 주말이라고 쉬고 명절이라고 멈추고 연휴라고 제끼면 일반인과 다를 게 뭐가 있겠냐고. 다소 여유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매일 하던 일을 명절 연휴라고 멈출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람 마음 다 똑같습니다. 쉬고 싶고 미루고 싶고 편하고 싶지요. 하지만, 성장이나 성공은 대부분 사람이 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노력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지속이 깨지는 순간 루틴은 의미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꾸준해야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루틴은 월요병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인 동시에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기도 합니다. 멈춘 자전거를 다시 출발시키는 것이 계속 달리면서 속도 내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듭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 해야 할 일을 멈추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자기계발을 비롯한 모든 노력은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이자 모험입니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거라면 굳이 노력할 필요가 없겠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상황이나 환경이 아니라 '반응'이라는 사실입니다. "비가 내려서 우울하다"는 말은 팩트가 아닙니다. 비가 내리는 건 현상이고, 우울한 것은 나의 반응이지요. 비 내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지만, 그에 따른 나의 반응이나 태도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무거운 몸으로 출근하는 것이 힘들고 괴롭다 여겨지는 건 당연한 현상 같지만, 사실은 나의 반응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취업 못해서 고통 받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을 느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사업 실패 후, 양복 차림으로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서 공원 벤치에 앉아 멍하게 시간 보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목적지를 향해 서둘러 걷는 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행복하다' 생각하며 눈 떠야 합니다. '마냥 좋다' 하면서 출근하는 연습도 효과 있을 겁니다. 어쨌든 그 일을 통해 돈도 벌고 가족 먹고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능력 있으니까 취직도 했고 출근도 하는 것이지요.


행복하다 생각하고 세상 바라보면 딱히 불행할 것도 없습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 많으니까 감사하고 만족할 일이지요. 반대로, 불행하다 생각하고 살면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 투성이인 것이 인생입니다. 회사는 회사 대로 불만이고, 가정은 가정 대로 못마땅합니다. 모든 것이 '상황' 때문이 아니라 나의 '반응' 때문임을 깨닫게 되면, 하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질 겁니다.


저는 지금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저도 사람이라, 스트레스도 받고 힘든 일도 많고 상처도 받습니다. 하지만, 과거 사업 실패 후 지독하게 겪었던 좌절과 시련을 돌이켜보면, 지금 삶은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온갖 일 다 생기지만, '좋다' 생각하며 살다 보니 실제로 좋은 마음이 더 많이 일어난 겁니다.


월요병은 과거에는 없었습니다. 문명이 발전하고 시대가 바뀌면서 생겨난 '신생 현상'이지요. 원시 시대처럼 목숨 걸고 짐승 잡아서 먹고 살지 않아도 되니까 얼마나 다행입니까. 번듯한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만지면서 일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품은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꾸만 탈출을 꿈꾸면, 스스로 감옥에 가두는 꼴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자님 말씀처럼 들리는 분도 없지 않을 거라 짐작합니다. 월요병 심한 분들에게 글 한 번 써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설레는 일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도 견뎌낼 수 있거든요. 매일 저녁 퇴근해서 잠들기 전에 자기만의 역사를 기록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어쩌면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되어 나머지 일상을 즐겁게 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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