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타벅스만 가는 이유

by Dubu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글 쓸 도구들을 챙겨서 일어난다.

부산스러운 소리에 덩달아 일어나 버린 울 엄마아빠는 눈을 비비면서 나보고 어디 가냐고 묻는다.

오늘은 어디 카페에 갈지 잠시 고민한다. 밥을 먹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카페에서 베이글을 먹을 것인지, 카페에서 마시고 싶은 게 잠을 확 깨워줄 맛있는 커피인지, 그저 시원한 마실 거리 한 잔이면 아무래도 괜찮은지. 일이 많아서 노트북 충전선을 챙겨야 하는지, 잠깐이면 되는지 등등 그날의 내 투두 리스트와 날씨 같은 것들을 종합해서 옷을 챙겨 입고 이를 닦는 동안 머릿속으로 동네 이곳저곳을 방황한다.


유독 결정이 어려운 날에는 역시나 스타벅스로 가게 된다. 가깝든 멀든, 밥을 먹지 않았든, 노트북을 오래 할 요량으로 콘센트 있는 자리가 필요하든, 스타벅스는 그럭저럭 괜찮은 해결책이 되어주니까. 직장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분주한 점심시간의 스타벅스는 좋아하지 않지만, 사실 내가 붐비는 실내에서 눈치 없이 엉덩이를 떼지 않더라도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카운터에 줄 서 있는 저 사람들은 카페라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남은 하루를 버틸 카페인을 채우러 온 것일 뿐이고, 초록색 앞치마를 입고 열심히 커피를 내리는 저들도 테이블 회전을 고민할 만큼 여유 있어 보이지 않는다.


잡생각을 뒤로하고 울엄빠에게 말한다

"스벅 갈 거야"


그리고 울엄빠는

"돈은 있니?"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돈이 있어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까지 학생이야.. 난 용돈을 받을 권리가 있어..라고 속으로 수없이 외치고 싶던 순간, 다시 정신을 차리며 집을 나서게 된다.


문을 열고 나서자마자 차갑고 청명하고 봄바람이 온몸을 휘감아 준다. 우리 집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커다란 스타벅스가 나온다.


주문은 항상 똑같다. 아메리카노 한잔, 바질 토마토 크림치즈 베이글 or샐러드 밀 박스


나는 스타벅스를 좋아한다.


이곳만큼 글쓰기에 최적화된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집은 너무 폐쇄적이고, 도서실은 너무 조용하다.


스타벅스는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 속에서 글을 쓰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


그런데 매일매일 스타벅스 갈 돈은 대체 어디서 나냐고?


며칠 전에 아빠가 보내준 스타벅스 기프트카드다.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아빠가 준 쿠폰덕이라 할 수 있다.

나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주는 우리 아빠...


오늘도 경건한 마음으로 아빠가 준 스타벅스 쿠폰을 사용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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