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입학 준비

기본적인 생활태도가 학교생활을 즐겁게 만든다.

by 보름달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아이도 부모도 얼마나 떨릴까. 유치원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유아에서 벗어나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 발을 내딛는 것이기에 설레면서 약간의 두려움과 긴장감을 동반한다. 모든지 첫 단추를 잘 껴야 나머지 단추들을 끼는 것이 수월한 것처럼 초등학교 첫 1년을 잘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기에 아이가 입학하기 몇 달 전부터 부모의 걱정은 시작된다.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마음의 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이의 입학을 앞둔 부모는 마음이 급해진다. 당연하다. 그것도 첫 아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아이도 처음 학교 가는 것이지만 부모도 학부모로서는 처음이니까 말이다. 그런 설렘, 언제 적 일인가 싶지만 초1 담임을 맡으면 2월부터 그런 설렘과 긴장감을 가까이 느끼게 된다.

나는 원하지 않았지만 경력의 반 이상이 초1 담임이다. 짓궂은 장난은 잠시 멈추고 어울리지도 않게 교사의 전형적인 모습, 여러 면에서 극히 예의 있고 바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나는 1학년을 선호하지 않는다. 말도 행동도 바르고 예쁘게 해야 하는 것은 언제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나 특히 1학년 앞에서 교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정말 나에게 있어서는 많은 노력을 요한다. 물론 1학년 아이들은 깜찍하고 사랑스럽다. 그럼에도 난 자유롭고 싶고 아이들과 신나게 장난하고 싶기 때문에 역시 고학년이 좋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의 바람과는 전혀 상관없이 겉으로 보이는 엄하고 꼼꼼해 보이는 모습(사실 완전 허당이다.)때문에 1학년을 참 많이도 했다. 그러다 보니 1학년 입학 전에 무엇이 필요할까, 무슨 준비를 하면 될까 생각해본다.


생활 속에서 혼자 할 수 있는 힘(소근육)을 키워주어야 한다.

혼자 할 수 있는 힘은 중요하다. 소수의 인원을 돌보는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에는 한 학급의 인원이 늘어난다. 물론 교사가 돌봐줄 수 있지만 성격상 도와달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대거나 울어버리는 아이도 있다. 매사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선생님이 바빠 보여서 불편함을 참다가 집에 가서 터트리는 아이도 있다. 교사가 다 알아서 도와주면 좋겠지만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다. 물론 다 알아서 도와주는 것도 좋지는 않다. 아이에게 자립할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나는 대로 나열을 해본다.

단추 끼기, 지퍼 올리기, 가방 열고 닫기, 수저 사용해서 밥 먹기(혼자 밥 먹기), 화장실 처리하기(대변보고 닦기, 물 내리기 등 -1학년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는 늘 변기에 뭔가 둥둥 떠다닌다. 가끔은 닦지 못해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해 찾으러 다녀야 하는 아이도 있다), 혼자 옷 제대로 입기, 가방 메기, 신발 신기, 자기 물건 챙기기, 요플레 뚜껑 따기, 물 뚜껑 열기, 우유팩 열기, 과자봉지 뜯기 등등


나열된 것을 혼자 할 수 있는 아이라면 학교생활에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즐겁게 생활한다. 아이들은 혼자 힘으로 뭔가를 해내고 그것을 알아봐 줄 때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 옆에 친구들도 그런 친구를 우러러보는 부분도 있다. 어른이 보기에는 별거 아니지만 또래에게는 대단해 보일 수 있다. 그 덕에 자존감도 높아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옆에 스스로 해결을 못 하는 친구를 도와주면서 혼자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것은 곧 학습을 대하는 태도까지 이어져서 학습을 할 때도 자신이 가진 힘을 믿는다. 처음 보는 것도 망설이지 않고 우선 도전해본다. 해보고 안되면 도움을 청하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그런 당당함이 필요하다. 생활에서도 학습에서도.

생활 속에서 작은 부분까지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 아이는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이 다 할 때 혼자 못해서 낑낑거리면서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계속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눈치 보이고 뭔가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니 당당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런 친구들은 대부분 잘하지 못해도 혼자 해보면서 실수하고 실패하는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막상 혼자 했다가 잘하지 못 할까 봐 하는 걱정과 두려움에 도전해보지 않는다. 도전하지 못하니 혼자 해 볼 기회를 놓치고, 경험이 쌓이지 않으니 자신 없어서 누군가 도와줄 때까지 기다리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버리게 된다. 안타깝다.

그렇다면 생활 속 소근육은 어떻게 키워지는 것일까. 소근육이라 해도 되고 생활 머리라 해도 될 것 같다. 요즘은 아이가 어렸을 때 소근육을 길러준다고 가위질 연습을 시키고 클레이로 놀게 하고 종이접기를 시키기도 한다. 그것도 중요하다. 가위질이나 종이접기, 클레이로 만들기 등은 저학년 수업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활 속에서 모든지 혼자 해보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처음 혼자 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성질 급한 나 같은 사람은 숨이 넘어간다.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는 눈을 참 많이 감았다. 먼저, 아이에게 혼자 해보자 하면서 하는 방법을 세분화시켜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말로 설명하면서 직접 여러 번 같이 해본 뒤에 점점 아이가 혼자 하는 부분을 늘려간다. 혼자 할 수 있겠다 싶으면 그다음에는 아이 혼자 하게 둔다. 이때 필요한 것은 부모의 인내심이다. 성질이 툭 튀어나올까 싶어 난 아예 신발 신고 밖에서 기다린다. 보고 있음 재촉하다 못해 휘리릭 내가 해주고 말지 하면서 해줄 것을 알기에 외면하면서 마음에 참을 인(忍)을 새긴다. 부모가 인내심을 충분히 길렀다 싶을 때쯤이면 아이는 능숙하게 뭔가를(모든 것이 아닌 가르친 한 가지만이다) 마침내 할 수 있게 된다. 기다려주어야 한다. 주름살이 하나 더 늘더라도 마음에 참을 인(忍)을 한번 더 새기더라도 아이를 기다려주어야 혼자 할 힘이 생긴다. 실패해도 실수해도 화내지 않고 자꾸 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면 결국 아이는 해낸다는 것을 믿어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나이 먹으면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냐고 한다. 물론 나이 먹음 나아지는 부분은 있지만 고학년이 되어도 전혀 못하는 녀석들도 꽤 많다. 공부머리는 좋은데 생활 머리가 없는 녀석들도 많다. 4~5학년까지 부모가 반찬을 얹어주거나 가방을 싸주거나 옷을 챙겨 입혀주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심하게는 밥을 먹여주는 것도 보았다. 그러니까 대학 수강신청도 부모가 해주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어른이 귀찮아서가 아니다. 아이의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두어야 한다.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말로, 문장으로 표현하게 한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다 보니 또 친절한 부모가 대세이다 보니 아이가 단어만 말해도 아니 이미 그전에 부모는 아이의 욕구에 맞추어 움직이기고 있다. 요구하지 않아도 목마를 때가 되면 알아서 물을 주고, 배고플 때가 되면 먹을 것을 챙겨준다. 아이가 감정을 말하지 않아도 표정만 보고도 공감해주며 그 아이의 감정을 대신 마주해주는 경우도 있다. 대신 화내 주고, 싸워주고, 슬퍼해준다. 그런 환경에 익숙해진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굳이 말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1학년 아이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단어로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눈치챈 아이들은 나에게 와서 제법 문장으로 잘 말한다.

"목말라요." "책 안 가져왔어요." "옷이 잘 안 입어져요." "쉬 마려워요."

그러면 난 모르는 척, 이해되지 않는 척 다시 묻는다.

"그래서? 안 가져왔으니까/ 못 입으니까/ 쉬 마려우니까 혼내달라고?"

사실 그냥 아이가 필요한 것을 주거나 아이가 원하는 바를 알아채고 도와주는 것이 편하다. 간단하고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지만 아이가 정확하게 자기가 필요한 바를 인식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은 중요하기에 아이 입에서 요청의 말이 정확하게 나올 때까지 참는다. 어떤 아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대답을 못하고 돌아선다. 그러면 다시 부른다.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냐고 말하라고 한다. 말을 해서 도움을 받는 녀석들도 있지만 결국 말 대신 눈물을 뚝뚝 흘리는 녀석들도 있다. 처음에는 방법을 알려주다가 나중에는 기다려준다. 그리고 말을 끝내 하지 않으면 나도 끝내 도와주지 않는다. 불편함을 감수해보라고. 그러면 한참 뒤에 와서 울먹이면서 정확하게 도움을 청한다.

"목마른데 물통을 안 가져왔어요. 물 하나 주시면 안돼요?" "지퍼 안 올라가는데 도와주시겠어요?"

학교에서 이렇게 하기까지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한다. 집에서 부모에게 이런 도움을 자연스럽게 요청할 수 있는 녀석은 당연히 학교에 와서도 잘한다. 아이가 말을 하게 되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해주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문장으로 자꾸 말할 수 있도록 연습시켜야 하고 아이가 불편해하는 것을 봐도 모르는 척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때도 부모에게 참을 인(忍)이 필요하다. 그리고 약간은 불친절함도 츤데레 같은 부분도 필요하다.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바를 인지하게 하려면 약간의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문장으로 정확하게 도움을 요청하게 하되 먼저 해주거나 도와주지 않아야 한다. 본인의 불편함을 인지하는 것은 아이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된다. 그리고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스스로를 위해 행동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말로 표현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원하는 바를 먼저 정확하게 문장으로 말하게 되면 그다음에는 자신이 겪었던 것,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하게 도와주면 좋다.


책을 매일 2권 이상 소리 내어 읽게 한다.

1학년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국어에서는 자음과 모음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막상 수학책 및 통합교과에서는 긴 문장이 나온다. 언발의 미라고 보기에는 너무 불균형하다. 글자를 학교에 와서 배워야 한다는 취지는 좋다. 그렇다면 시간을 주어야 할 것 아닌가. 1학기 말 국어 교과서에서는 비록 몇 줄 안되지만 일기까지 써내야 한다.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에 아이는 글을 완벽하게 익혀서 읽을 줄 알아야 하면 쓰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충분히 읽지 않았는데 어떻게 쓰기까지 하란 말인지 조금 답답하다. 그래서 현 교육과정과 반하게 나는 우리 아이들이 입학 전에 책은 많이 읽고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배경지식이 많아 교과서를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교사의 질문을 교과서에 찾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아이들은 처음 낯선 곳에 와서 공부할 때 아는 것이 나오면 반가워한다. 그래서 거부감 없이 교과서를 펼치고 좋아한다. 배운 것을 또 배우면 지겹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읽기가 충분히 된다 해도 다지기 학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성급하게 한 학기 동안 글자 읽는 능력이나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지 않아도 된다. 많이 읽고 자연스럽게 잘 읽는 아이는 서서히 맞춤법을 익혀서 쓰는 활동까지 부드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적다. 글자를 익혀오지 않으면 글자 배우는데 급급하여 문장 쓰기가 나오면 순간 당황해한다.

특히 전달 능력과 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저학년 때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중요하다. 요즘은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입 모양을 볼 수 없다. 결국 아이의 정확한 발음과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말하는 능력은 전달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서 더욱 중요해졌다. 아직 어린아이들이기에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 무엇보다 목소리 크기도 잘 조절하지 못해서 알아듣기가 힘들다. 코로나 시대 이후로 내가 교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라고? 잘 안 들려. 다시 말해줄래.'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우리 아이의 발표 실력, 전달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소리 내어 책을 읽어야 한다. 소리 내어 읽기는 혼자 하라고 두는 것보다 같이 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들으면서 적당한 목소리로 정확하게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부모만이 키워줄 수 있는 능력이다. 하루 2권 이상 꾸준히 한 달 넘게 읽게 해야 한다.

독서를 많이 하면 배경지식이 많이 쌓이게 되어 좋고 이해력이 향상되어 좋다. 책은 정말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도 풍부하고 이해력도 높아진다. 아이가 짧은 동화나 글은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으면 사실 다른 공부는 더 하지 않아도 된다.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면서 문장을 다시 음미해보는 활동은 좋은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어쨌든 책 읽기만 충분히 되어 있다면 학교 공부를 즐거워할 수 있으며 공부하는 기본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외에도 1학년이 되기 전에 키워주면 좋은 능력은 많겠지만 이 세 가지만 된다면 아이를 학교에 들여보내 놓고 나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찌 걱정을 안 하겠냐만은 진심으로 이 세 가지 능력이 만들어지면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한다. 학습적인 부분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를 기본으로 생각하고 입학을 앞둔 부모님들께 부탁하는 것이다. 다른 부분은 서서히 키워가면 되지만 생활습관이나 말하는 태도, 독서습관은 한 번에 키워주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이미 키워서 온 아이들과 자신감 부분에서 시작점이 다를 수 있다. 많은 지식을 넣는 것보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 결국 학교에 잘 적응하느냐 마냐를 판가름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많이 배워오지 않아도 된다. 정말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독서도 천천히 하면 된다. 대신 무엇을 하거나 혼자 해보려는 힘, 혼자 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지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 된다. 이 두 가지는 정말 생활 속에서 배우고 익혀야 가능하다. 부모가 입학 3개월 전부터 아니 사실 그 전부터라도 키워주면 아이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다. 한 살이라도 빨리 스스로 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쉬울 수 있다. 이를 위해 부모의 인내심은 늘 시험받게 되기에 아이의 입학을 위해 도와주는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