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안정기

좋은 습관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인정해 준다.

by 보름달

아이를 낳고 나서 다이어트는 생활이 되었다. 사실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을 동원했다. 약도 먹어보고, 보조제도 먹어보고 운동도 해보았다. 식사량도 줄여보았다. 살이 조금 빠지는 듯하더니 도루묵이다. 내 몸은 이미 날씬함을 잊었고 출산 후의 몸무게를 원래 몸무게로 인지했다. 포기할 수 없어서 다이어트에 관한 여러 정보에 늘 기웃거리는데 다이어트에서 살을 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빠진 그 상태를 일 년 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 우리 몸에 항상성이라는 성질 덕분에(?) 유지기를 거치지 않으면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기가 쉽다고 한다. 난 원래 날씬했다고 부르짖었더니 딸이 씨익 웃으면서 옛날이야기 하지 말란다. 이걸 때려, 말아하면서 엉뚱하게 습관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않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1학년 때 성장하면서 만든 습관도 학년을 마무리할 시기가 되면 많이 흐트러진다. 긴장감이 떨어지고 안정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랄까. 좋은 습관은 만들기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예전에는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으나 꼭 그렇지는 않다. 마치 다이어트처럼 다시 잡아주면 된다. 그럼에도 무너지기 전에 잡아주면 아이도 부모도 덜 힘들 것이다.


습관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1학년 때는 정말 습관을 만드는 시간이다. 습관을 잘 만들고 있다면 1학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겠지만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고 있는지는 봐야 한다. 특히 생활부분부터 살펴보자. 많은 부분을 혼자 해야 함을 강조하고 아이가 막상 혼자 하려고 하면 부모가 답답해서 해주고 있지는 않은가. 혼자 잘하다가도 어느새 피곤하다고 혹은 귀찮다고 부모에게 해달라고 하지는 않은가. 아니면 피곤해 보이는 우리 아이를 위해 먼저 선뜻 도와주는 일이 많아지지 않는가. 좋은 습관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인내가 필요하다. 부모 입장에서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 혹은 답답한 마음을 누르고 기다려주어야 하고, 아이는 지치고 피곤해도 해야 할 것을 해야 습관이 된다. 혹시 이번 한 번만 해주는 거야 라는 말을 하지 않는가. 【이태원클래스】의 박새로이가 말했다.

“지금 한번. 지금만 한번. 마지막으로 한번. 또또 한번. 그 한 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

굳이 상황에 맞게 마지막 문장을 바꾸자면 다음과 같다.

“지금 한번. 지금만 한번. 마지막으로 한번. 또또 한번. 그 한 번들로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는 거야.”

아이에게 한번 해주는 것이 뭐가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한번 해줌으로써 아이가 비빌 언덕을 만들어준다. 어떻게 해야 혼자 덜 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여지를 주는 그런 부분은 아이의 습관 형성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아이가 해야 하는 일이고, 시간이 걸려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짧은 잔소리와 함께 스스로 하게 두어야 한다. 약간 아주 약간 거들어줄 수는 있지만 주체가 아이여야 함을 변하지 않아야 한다. 홀로서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지지하는 눈빛으로 지켜봐 주면서 격려하면서 기다려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만들어진 습관을 주기적으로 인정하기

기본적인 생활에서 아이가 습관을 잘 만들고 지켜가면 어느새 부모나 교사는 그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모든 지 익숙해지면 당연하다고 생각이 되지만 사실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처럼 당연한 것도 없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면 고맙지 않다. 아이가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은 편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면서 도전하고 애쓰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그 과정을 인정해 주면서 잘하고 있음을 한 번씩 짚어주는 것은 필요하다. 잘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아주고 그런 습관을 지니게 된 것이 기특하다고 한번 말해주면 흐트러졌던 마음을 바로 세운다. 잘하고 있는 아이도 더 잘하려고 한다. 만들어진 습관이 흔들리거나 무너지고 나서 하는 잔소리는 아프지만 중간중간 모르는 척 지나는 말로 쓰윽 말하고 유지를 잘하고 있는 모습을 인정해 준다면 힘들어도 좋은 습관을 이어갈 수 있다. 힘이 된다. 라이킷을 누군가 눌러주면 브런치에 더 열심히 글을 쓰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뭔가 꾸준히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한 거 같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주어지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는 오죽할까. 아이를 바라봐주면서 인정해 주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늘 마음을 기울여야 하고 좋은 타이밍을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버럭 하거나 침 튀기며 잔소리하는 것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솔직히 집에서는 참아주다가 “버럭”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 눈치 본다.)



다이어터보다 유지어터가 되기 더 힘들다고 한다. 사실 난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더 이상은 살찌지 않는 것을 목료로 삼은 유지어터인지도 모른다고 자기합리화한 지 꽤 오래다. 습관도 다이어트와 비슷하지 않을까. 힘들게 좋은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어린아이일수록 사고와 행동이 유연해서 습관을 만드는 것도, 무너지는 것도 쉽다. 좋은 습관을 유지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외를 두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매일 하는 것이며 때때로 만들어진 습관을 보면서 인정해 주는 것이다. 가끔은 흐트러질 때 한마디의 잔소리를 양념처럼 얹어주면서 그렇게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내고 또 초등학교를 졸업한다면 어느새 공부와 생활습관이 몸에 배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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