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중요성

읽고 쓰면서 생각 근육을 길러야 한다.

by 보름달

글쓰기, 정말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에 글쓰기가 그리 중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사실 언제부터인지 독서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져서 교사도 부모도 아이들에게 ‘책! 책! 책!’을 외치고 있다. 독서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달라 보이기도 한다. 이해력이 우수해 보이거나 똑똑해 보이는 아이, 박학다식한 아이들을 보면 '역시~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래.' 한다. 사실이기도 하다. 독서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교실에서도 잘 보인다. 책을 잘 읽고 좋아하는 아이는 늘 곁에 책을 두고 있기도 하고 심심하면 책을 꺼내 본다.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 아이도 있다. 하나 글쓰기는 다르다. 그냥 겉으로 봐서는 누가 글을 잘 쓰는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쓰기의 중요성은 독서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요즘 아이들에게 글을 쓰게 한다는 것 자체가 고난도의 정성과 관심을 필요로 하기에 부모들도 교사도 글쓰기를 강조하기 어렵다. 글을 쓰라고 하는 자체가 싸움의 시작인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왜 중요할까. 글쓰기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냥 독서만 하면 안 되는 것일까. 독서만으로는 생각 근육을 만들어지지 않는다. 독서는 아이의 생각 주머니를 넓힐 수 있지만 독서한 후에 사유하지 않으면 그냥 읽는 것에서 그칠 뿐이다. 그러나 글쓰기는 아이의 생각과 바로 연결이 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알게 된 것이 무엇인지, 그에 대해 어떻게 이해했는지,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되새김질하게 됨으로써 스스로 것으로 만든다. 구슬을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생각들이 가득하다 해도 엮어내지 않으면 소용없다. 결국 그 많은 생각들은, 지식들은 머릿속에 부유하며 떠돌아다니다가 물거품이 되어 날아가버린다. 또한 사유하지 않으면, 글쓰기를 하지 않으면 주어진 정보와 지식은 잘 받아들이지만 그것에 대한 비판적 사고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맛있는 음식을 그냥 꿀꺽 삼키게 할 것인가, 아니면 씹어서 맛을 느끼고 온전한 영양분으로 만들어 삼키게 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하는 것이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자기의 생각을 알게 하고 생각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한번 더 생각해보고 돌아보면서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보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 그래서 글을 쓰게 하는 행위를 포기할 수 없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사춘기 때 미치게 날뛰던 감정선들을 감당했던 것이 일기였다. 반항적인 생각들로 혼란스러웠고 이 세상에서 더 살아야 하냐를 고민하면 일기와 시로 쏟아내면서 그나마 온전한 정신을 유지했던 기억이 있다. 감성에 젖어서 삶과 죽음을 넘나들고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서 더 깊게 나를 탐색하게 만들었던 글쓰기는 독서와 또 다른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랬기에 글쓰기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그런 친구를 만들어 깊이 위로받기를 바랐기에.


현실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다. 저학년의 글쓰기 시작도 어렵지만 5, 6학년의 글쓰기 작업은 진행하기도 유지하기도 고되다. 고민 끝에 수많은 주제와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시간을 들이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항의도 들었다. 글쓰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아이를 시작으로, 아이가 글쓰기 하느냐고 다른 공부를 등한시하고 학원 숙제도 할 수 없으며 잠도 늦게 잔다고 부모들의 항의는 늘 나를 갈팡질팡 하게 만든다.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는 글쓰기 실력과 쉬이 보이지 않는 효과는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너무도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넘기면 아이들의 글솜씨는 나를 넘어서는 것은 일도 아니다. 아이들의 글은 솔직하며 담백하되 현실적이면서도 비판적이다.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어 찾아온 아이들은 그때 그 수고와 정성과 고난(?)의 글쓰기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는 말을 한다. 고맙다고, 글 쓰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면서 각종 수행평가를 비롯해 생활을 정리하는데 좋다고 고맙다고 하여 다시 힘을 얻는다. 교사의 입장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봐주는 것은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아이들의 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다른 표현을 고칠 수 있게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불평으로 입이 나온 아이들이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가르쳐야 한다. 교사든 부모든.


그럼 저학년 때부터 글쓰기를 해야 할까. 당연하다. 저학년 때부터 글쓰기에 거부감이 없이 즐거운 과정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어서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글쓰기가 되어야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쉽게 쓴다. 저학년 때부터 글 쓰는 것에 부담을 갖고 싫어하게 되면 학년이 올라간다고 글쓰기가 좋아지지도 않고 글솜씨가 늘지 않는다. 글쓰기 대신 독서를 많이 하면 필요할 때 글을 잘 쓰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독서를 많이 한다고 글을 꼭 잘 쓴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물론 많이 읽은 아이들이 어휘력도 좋고 문장을 매끄럽게 잘 쓰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서론-본론-결론을 나누어서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글로 담아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독서와 글쓰기,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글쓰기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나도 좀 더 고민해보면서 글로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도 어려운 아니 어른이라서 어려운 글쓰기를 우리 아이들은 생활로 습관으로 받아들이고 위안을 받고 실력을 키워가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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