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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쟈스민 Jan 03. 2022

내 세포들에게 월급 주려고 오늘도 출근합니다.

일하는 세포

내가 무직이었을 때도 내 세포들은 정규직이었다.. 뭔가 묘한 승리감이 들었다. 이 만화를 보고! 내게 압도적 승리감을 안겨준 만화는 비교적 최근의 것인데 ‘일하는 세포’다!

 

주인공인 적혈구다. 맨날 열심히 산소를 운반하는데 주인공을 적혈구로 설정한 것이 흥미로웠다.


여기에 보면 암세포도 나온다. 예전에 드라마에서 암세포도 생명이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그땐 드라마 작가가 시청자들의 뇌를 마비시키려고 저런 대사를 썼는가 생각했는데 이 만화를 보고 그 말에 공감을 해버렸다. 아마 그 작가도 ‘일하는 세포’를 봐버렸나 보다.

암세포의 어릴 적 모습인데 동점심이 생겼다. 그래도 암은 암이다! 안돼!


만화에 특별한 스토리는 없다. 다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면역활동과 세포의 시스템에 대하여 알려주는 것이다. 그냥 설명하면 지루한 생명과학 수업이었겠지만 우리 몸의 세포들과 심지어는 세균마저도 의인화하여 만화로 나타낸 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즌 한 개를 앉은자리에서 끝내버렸다.


강인한 군인으로 그려지는 백혈구와 킬러 T세포, 마크로파지를 보며 왠지 모르게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 '나, 이렇게 강한 존재였구나.' 하면서. 무엇보다 세균이 침입했을 때 주인공인 적혈구를 구해주며 신체를 지키는 백혈구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적도 있었다.

 

차례대로 킬러 T세포, 마크로파지, 백혈구다. 단연 백혈구가 제일 많이 등장하여 세균을 죽인다.



나는 철저한 문과생으로 생명과학은 잘 모르지만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은 적혈구가, 세균과 싸워 우리 몸을 지키는 건 백혈구가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고 백혈구의 역할을 킬러 T세포와 마크로파지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다양한 세포가 있고 그들이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니 내 몸이 더욱 소중해졌다.


뭣보다 이 만화에선 매회 몸에 면역이 무너지고 병이 생기고 세균이 침투하는데 도대체 이 세포들의 주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인지 정말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는 세포’를 만든 사람이 우리에게 생명과학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세포와 면역활동을 창의적으로 제시하여 사고의 전환을 주고 싶었던 건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우리 몸의 세포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으니 제발 주인도 이 귀엽고 성실한 세포들을 위해 자기 몸을 좀 돌봐달라고, 그리고 자기 세포만큼만 열심히 살아보라고. 물론 열심히 일하면서 건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세포들이 매회 싸우고 헌신하니 주인도 조금은 노력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내 귀엽고 멋있는 세포들을 위해 오늘도 아침밥 든든히 챙겨 먹고 출근했다! 열심히 살아보자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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