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낀표 Jul 01. 2020

오늘의 질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만나고 대화하는 것은 세상을 보는 안경을 모으는 것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을 꽤 오랫동안 했습니다.


대학교 1, 2학년 때는 사람 만나는 것을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분당에서 일산까지는 일도 아니었죠.

1학년에만 8개의 동아리를 했으니까요 ;;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만나는 게 꺼려졌어요.

군대를 기점으로 슬럼프가 오더니, 1년간 여행을 할 때는 만남과 헤어짐의 무수한 반복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지치게 했습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대학생활이 끝날 즈음부터, 진로와 취업 준비라는 현실 속에서 모든 것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니 모든 행동이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그 전에는 사람 만나는 게 그냥 좋았었는데, 뚜렷한 이유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사람을 만나자니 너무 속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대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수단으로써 사람을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저 나름대로의 답을 찾은 건 한 영화를 보고 나서입니다.


17년 개봉한 영화 <컨택트>

영화 <컨택트>인데요.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오고,

언어학자인 주인공이 외계인과 소통하기 위해서 그들의 언어를 배우며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에 나오는 사피어 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에 관심이 갔습니다.

“우리는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고방식도 달라진다.”는 가설인데요,

언어가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만든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였습니다.


[영화 컨택트] 외계인 언어 이해하면 그들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동아사이언스 2017.02.05 

외계인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주인공




사람과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제가 생각한 답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교환한다'입니다. 


언어를 배우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추가되듯,

사람과의 대화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사건을

경제를 공부하고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는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금리 변화에 따른 결과로 바라봤고,

노무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는 노사 관계의 변화와 법적인 분쟁의 시작으로 바라봤습니다.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저는 소비자 인식의 변화를 일으킬 일로 생각했구요.


그 사실이 재밌었습니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 다른 인식의 안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구요.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상대방의 안경을 잠시 빌려 써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안경으로만 보던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 볼 기회를 얻는 것이죠.


이런 생각이 들자 사람을 만나는 것이 기대됐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의 의미를 찾았고,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계산된 만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요.


서로의 관점을 나누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그 과정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다가 주절주절 글을 적어봤습니다.


저는 서로 다른 안경을 교환하고, 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또 다른 관점으로 만남을 보는 분이 계시겠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