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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퉁이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2024년을 돌아보며

by 최승혁


메리 크리스마스! 한 해가 마무리된다는 것이 차디찬 겨울바람과 시린 손끝으로 전해지는 시기입니다. 전 세계와 대한민국,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들 모두에게 이번 해는 다사다난했으리라 짐작됩니다. 한 해의 끝은 인생의 모퉁이와 같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시간이 우리가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에 회한을 묻어두고 새로운 길을 나서야 합니다. 하나의 영원한 끝은 곧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기도 합니다.


올해를 돌아보니 본인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훌륭한 교수님들의 탁월한 경제학 강의는 무지한 본인의 지적 역량을 제고하고 사고의 깊이를 한층 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랑이 잠시 들렸다 떠나가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인간관계는 여전히 복잡하고 격렬한 감정을 수반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야말로 진정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들입니다. 자고로 인생은 곧 희로애락인 법이니까요. 펜대 굴리는 것이 특기인 사람으로서 인생을 회고하자면, 세월과 사람들이 저에게 그 어떤 책보다도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러한 배움의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12월 3일에는 대단히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만, 이것을 구태여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국제사회와 경제 전체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국가가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정신은 무책임한 엘리트가 아닌 일반 시민 개개인의 가슴 속에 진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었습니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욱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사회 전체에 우울함이 만연하여 소비지출과 설비투자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도 장기적으로 적자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2024년 12월 23일부로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과 시민들의 후생 향상을 위해 해결되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사회와 시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입니다.


인간의 삶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행복하다는 것이 곧 슬픔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햇살은 비가 그친 뒤에 더욱 찬란하게 비칩니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맞서야 합니다. 부조리한 시대의 폭력에 맞서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시민 개개인이 훌륭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면서 그러한 폭력이 사람들의 즐거운 삶을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탐욕스러운 하나의 어릿광대가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어지럽히도록 놔둘 수는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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