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서 언제나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일은 잘 풀려가는 것 같은 데 때때로 일상의 지루함이 찾아온다.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원어민과의 대화가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좋아하는 책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나지막한 언덕, 어린 왕자와 여우와 만남에서 어린 왕자는 여우와 놀고 싶다고 말을 한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넌 나와 놀 수 없다고, 난 길들여지지 않았다'고 말을 한다. 만일 나와 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보라 "tame me"고 말을 한다.
"길들여진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냐고 묻는 어린 왕자에게 "create tie"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한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서로에게 유일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표현이 너무 아름다워 몇 문장 적어본다.
What must l do to tame you?
널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You must be very patient. Come closer to me everyday.
인내심을 가져야 해요. 매일 조금씩 내게 다가오세요.
I think you had better come at the same time everyday.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좋겠어요.
I'll be able to show you my happy face because I will be ready.
그러면 난 준비가 되어 있어서 당신한테 행복한 얼굴을 보여 줄 수 있을 거예요.
긴 여운이 남는 영어 문장의 표현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영어를 가르쳐 온 원어민이 '교회에 함께 다니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교회로 전도를 하게 되었고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나오길 기대하였다.
그러나 계속해서 교회에 출석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 저래 마음이 무거웠던 차에 토요일 아침 이른 시간 커피숍을 방문한 또 다른 원어민이 있었다.
한국에 온 지 두 주 밖엔 안 된 그래서 아직 이곳이 낯선 외국인과 함께 책을 보며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린 왕자와 여우와의 만남'에 관한 부분을 읽으며 나와 외국인과의 만남처럼 다가와 인상 깊게 느껴진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만난 원어민을 데리고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설교를 듣던 중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 우리의 삶의 회복을 위해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으며 복음을 전하는 삶이 왠지 가슴이 뿌듯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