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커피 마셔요

by 이희숙

양가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하루의 시작이 늘 빠르 분주하다.

눈을 뜨자마자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가 끝나면 약을 챙겨 드리는 일, 움직임이 불편하시니 집에서의 사소한 움직임까지도 자연스러운 아침의 일과가 되었다.

늦은 밤 잠에 들어도 쉬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머님의 뒤척이는 소리에도 잠이 깬다. 호흡은 어떤지 탱탱한 긴장감 속에서 주무시는 모습을 지켜본다.

이렇게 눈코 뜰 새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일을 뒤로 미룰 여유는 애초에 생각할 수가 없다.

늘 깨어 있어, 정해 우선순위 맞춰 작은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 된다.

어디를 가도 할 일은 줄어들지 않는다.

집안의 어른들을 살피는 일과 커피숍을 꾸려 가는 일이 한꺼번에 나를 부른다.

아침 식사 후 엄마와 나는 나란히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언제부터였을까. 커피를 마시는 이 시간이 마치 육상 선수가 출발선 앞에서 몸을 풀며 긴장을 해소하듯 하루를 시작하기 전 잠시 숨을 고르게 해 주는 시간이 되었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놓인 벤치처럼, 하루가 그 자리에서 잠깐 멈춰 서는 느낌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이 시간이 낯설 만큼 새롭기만 하다

전에 엄만 커피는 절대로 마시지 않고 달달한 음료를 좋아하셨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커피 마시는 시간과 커피 한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는 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이젠 엄마도 함께 커피를 마신다.

창을 열고 봉황산 자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아침을 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소리와 기척이 창 너머로 스며든다.

그 시끌벅적함 속에서 나의 하루도 조용히 문을 연다.

바쁘고 버거운 날들이 이어지지만 함께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가 힘든 삶에 쉼과 같은 휴식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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