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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Dec 01. 2022

내 친구 호흡이를 소개합니다.

공황장애, 과호흡

성은 과

이름은 호흡

과호흡은 눈에 띄는 친구다.

나랑 친한 친구 중에서 유일하게 모든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아이다.


사실 호흡이는 별로 소개할 생각이 없었는데,

아내나에게 호흡이가 찾아왔을 때 모습이 너무 강렬했나 보다.

그 순간들을 떠올렸을 때 아내는 무섭다고 했다.

꼭 쓰라고 해서, 힘없는 남편은 쓴다.

과호흡
극심한 흥분 상태에서 호흡이 가빠져서 체내 이산화 탄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발생하는 현상.
(네이버 사전)


한마디로 숨이 안 쉬어지는 현상인데,

이 아이가 오면 숨이 내쉬지 못하고 계속 마시게 되어 꺼억꺼억 거린다.

옆에서 보기에 한마디로 숨이 넘어갈 것 같다.


이 아이는 옆에서 보면 진짜 온 지 안 왔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친구는 꼭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한테도 찾아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공황장애 초반에 오고 온 적은 없다.

가끔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경우는 있지만, 과호흡으로 까지 넘어간 적은 없었다.

이 아이의 장난에 대해 내가 배운 대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 비닐봉지 들고 다니기.

입에 비닐봉지를 대면, 이산화탄소.. 어쩌고저쩌고 해서 암튼 안정이 된단다.


둘째, 호흡법

치료받으면서 숨쉬기 운동도 했다. 지금도 요가를 하면서 호흡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확히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 이 아이가 왔을 때는 공황장애 의심으로 병원에 갔을 때 왔다.

의사 선생님은 놀라지 않으시고, 차분하게 나를 진정시켜 주셨었다.

큰일이 아닌 듯 차분히 숨을 내쉬라고만 말씀해 주셨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다행이다. 처음 과호흡이 다른 곳에서 왔으면 많이 당황했을 것 같다.

물론 그 당시도 당황스럽긴 했다.


나의 경우 이 아이는 당하는 입장에서는 공황발작보다는 크게 두렵진 않다.

발작보다는 생각보다 금방 가라앉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주변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잘 아는 분 빼고)

엄청 놀라고, 어찌할지 모르고 당황해한다.



어찌 보면 과호흡만이 내가 아프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 같기도 하다.

다른 아이들은 사실 나의 고통을 증명하기 어렵다.

증명할 필요는 없지만,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증상들이다.

그냥 그렇다.



결론은 과호흡이 온 사람을 만약에 본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안심시켜주시고,

비닐봉지가 있다면 건네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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