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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Nov 29. 2022

날씨의 아빠

오늘은 글 쓸 기분이 아니지만 글을 쓰고 싶다.

밝은 글을 쓰고 싶지만, 우울하게 쓰고 싶다.

나의 우울함을 감추고 싶지만 알리고 싶다.



날씨 따라 몸과 마음 상태가 달라진다.

비 오는 날은 내 마음에 비가 내린다.

추운 날은 몸의 관절이 아프다.



어제는 우중충하고 비예보가 있었다.

비가 온다고 내 마음이 늘 우울해지지는 않는다.

무리한 날들이 앞에 쌓여있을 때,

이놈의 비는 나의 무리함을 씻겨주려는 듯 날 눕혀버린다.


마침 주말에 이것저것 무리를 한 상황이다.

아니나 다를까.. 간신히 애들 등원시켰다.

누워서 점심까지 일어나지 못하였다.

내 마음은 우울함에 허우적거렸다.



비에 이어서 오늘은 강추위가 몰려왔다.

그동안 괜찮았던 관절들이 나에게 뻐근하다고 알려온다.

추위에 놀랐나 보다.

잊고 있던 추워지면 호들갑 떠는 아이들이 다시 생각났다

과민이 추워지면 장이 요동친다.(과민성 대장증후군, 오늘은 안 찾아왔다.)

관절은 추위에 놀랐나 보다. (아직 30대인데.. 관절은 이미..)

우울이는 그냥 날씨가 변할 때마다 온다.(그냥 그런다.)

약간의 이인증도 왔다.(세상과 분리되는 느낌)



이 상황에 큰애는 친구를 데려오고,

요즘엔 적게 싸웠는데, 계속 투덜대는 아이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밥도 맥이고  씻기고.

재우고..

그럼에도 내가 할일을 해냄에 감사하다.


예전에는 아내가 일을 할 때, 내가 걱정되서 일에 집중을 잘 못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래 이제는 괴로워도 어떻게든 내게 주어진 아빠로써의 일을 해낸다.

티비 틀어주고 누워있을 지라도, 아내가 크게 불안해 하는 일이 없음에 감사하다.



날씨에 따라 변하게 되어버린 아빠

날씨의 아빠이다.



맞춤법도 맞추고 싶지 않다. (브런치의 맞춤법 검사를 여러 번 눌렀다.)

퇴고도 하고 싶지 않다. (계속 수정 중이다.)


다 날씨 탓이다.  



그 와중에 야초툰님이 보내주신 목도리로 기분이 잠시 살아났다. 목도리가 따습다. 아내가 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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