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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Dec 07. 2022

공황장애와의 협상

나의 친구 공황이를 소개합니다(2)

초반 일방적인 괴롭힘만 당하던 때와 다르게(나의 친구 공황이를 소개합니다) 

공황장애(이하 공황이)와 동거는 이제 자연스러워졌다.

자연스러울 뿐 늘 불편하다.  

조금이나마 들 불편하기 위해서 우리는 협상을 시작했다.



공황이 : 일주일 주 3회 운동, 걷기 1시간 2회 이상!

나: 걷기 1시간은 좀 길지 않나?

공황이: 그럼 걷기 최소 20분

나: 운동은... 최대한 주 3회 나가볼게, 적어도 2회 이상?

공황이: 알았어. 대신 안 하면 나 삐질 거야!


협상 체결

일주일 주 3회 운동(최소 2회), 걷기 20분 2회! 땅땅  


협상 체결 후 처음에는 주 3회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걷기도 20분 이상씩 꼬박꼬박 하였다.

좀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어 살만하네?

할 때면 나에게 시비를 건다.


공황이: 약속 안 지키는 것 같은데?

나: 아.. 좀 바빠서.. 주말에 애들이랑 공원 걸었잖아.

     지난주는 운동 1번밖에 못 갔네.. 하하하..

공황이: 흥치뿡!

나:(기절 중)


공황이의 삐짐은 무섭다.

 대 맞고 반나절 누워있을 때나 많다.





공황이: 우리 스케줄 좀 짜 보세.

나: 내 스케줄을 왜 네가 짜?

공황이: 한 대 맞을래?

나: 아니 맞춰보자.


공황이와 나는 가정한다.

하루 에너지가 100이라고 했을 때,


등교(원): 20

하교(원) 후 : 50~70

운동: 20~30

운전: 20(시간당)

휴식: -20(시간당)

만남: 20~40(시간당)

요리: 10


대충 이런 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정하고 움직인다.


평소(무사히 하루를 보낸 날)

등교: +20

운동: +30

휴식: -20    

하교: +60

요리: +10

합  : 100

 

외부에서 사람 만나는 날

등교: +20

만남: +40(2시간)

운전: +20(1시간)

휴식: 못함    

하교: +60

요리: + 5(배달)

합  : 145

그날 넘김 45만큼 다음날 쉬어준다.


늘 저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1. 날씨의 영향(비, 환절기, 추운 날, 심히 더운 날) : 일 년의 거의 절반이다.

2. 애들의 상태(미친 듯이 싸우는 날)

3. 운동의 힘듦(가끔 사부님이 힘들게 시키는 날이 있다.)

4. 만남(이것은 어떤 만남이냐에 따라 차이가 크고, 예측도 잘 안된다.)

5. 그냥...(원인은 있겠지만 정말 모르겠을 때)





공황이가 삐지지 않게 늘 스케줄을 관리하려 하지만,

인생은 늘 계산되지 않음의 연속이다.

사람과의 만남을 늘 기대하지만, 만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예상된 피로로 뻗어 있으면 기분은 좋지 않지만 받아들이기는 한결 다.

때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유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조금 더 슬프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공황이

예상대로 되지 않는 삼 남매

예상대로 되지 않는 인생



그래 원래 예상대로 되는 것 따윈 별로 없었다.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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