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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Nov 20. 2022

아빠의 삼계탕

쌍둥이의 몸살

어제부터 둘찌 셋찌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전부터 셋찌의 기침으로 시작해서 둘찌가 콧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열까지 난 것이다.


오늘 아침에 다시 열을 쟀더니.. 둘 다 38도

교회에서 운동회가 있었는데 갈 수 없음에 아이들은 시무룩해졌다.



너무 무리하긴 했다.




금요일.

오랜만에 아이들을 보고파하는 부모님 뵐 겸

지쳐있는 아내를 쉬게도 해줄 겸

겸사겸사 일박하러 부모님 댁으로 출발


둘찌 셋찌의 감기 기운으로 염려됐지만 그쯤이야!

이제 7살이니깐 괜찮아.


웬걸 시작부터 큰일이었다.

네비가 보통 가던 길로 안내하지 않았다.

무시하고 가던 길로 갔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이미 차를 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부모님 댁 빠르면 1시간 막히면 1시간 반 거리이다.

내가 사는 지역을 빠져나가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교통사고가 꽤 크게 났었나 보다.

사고 구간을 지나는데

큰 차들과 여러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거긴 만 지나면 괜찮겠지 했지만..

이미 지체해버린 시간은

퇴근시간과 겹쳐 막히는 구간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출발시간 4시 도착시간 7시

도착하자마자 열심히 아이들은 배고픔과 힘듬을 토로했다.


"할머니 배고파요."

"할아버지 힘들어요."

"배고파요!"


무슨 정신으로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기침, 둘찌, 셋찌의 기침을 들으며,

(완전 할아버지 기침 소리까지 들으니 창이었다.)

첫날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나는 실신 상태도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낮을 보냈다.

점심때가 되니 셋찌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확실히 무리였나 보다.


집에 올 때 세 아이는 차에 타자마자 잠들었다.

다행히 집에 올 땐 빨리 도착했다.

그런데 재울 때가 되 괜찮아 보였던 둘찌도 열..


재우면서 아내는 열심히 둘찌,셋찌 마사지를 해줬다.

다행히 밤새 두 아이는 무난하게 잤다.

열이 좀 잡혔을까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둘찌, 셋찌가 열이 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가키트 해보고 음성에 일단 안도했다.

죽 먹이고 집에서 예배드리고

점심 먹고 나니..


골골대던 아이들은 다 살아났다.


첫찌: 크앙~

둘찌: 콜록, 쿵쿵쿵

셋찌: (우다다) 이얍


사람 말은 없다. 쿵쾅 소리와 괴성만 난무하였다.

다행히 셋찌의 기침은 다 나았나 보다.


나: 둘찌! 그러면 너 기침 더 심해져 너무 소리 내지 마!

아내: 너 그러다 내일 어린이집 못가!


아내와 내가 열심히 진정시키려 해도 듣지를 않는다.

해열제 약발을 너무 잘 받았나...


내일은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니

아내는 수시로 물과 을 가져다 바치고,

꿀물도 타드렸다.


점심엔 아내가 콩나물국과 부드러운 종류의 반찬으로 준비하고

저녁엔 아이들 몸보신 겸 내가 삼계탕을 끓였다.


아내랑 둘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했다.

환기부터 최대로 잘 먹이고,

가습기도 계속 틀어주고, 이불도 털고, 청소도 하고 등등


좀 괜찮겠지?


웬걸 잘 준비하는데 셋찌 38도..

혹시나 둘찌도 재보니 38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쌍둥이가 더 어릴 적엔 아프면 간호하느라 밤새는 게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아파도 지내끼리 잔다.

그래 그게 어디냐.


둘찌, 셋찌... 내일 어린이집 갈 수 있겠지?

아빠는 그렇게 믿고 잘꺼야.

사랑한다 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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