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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Nov 06. 2022

아빠 나도 커서 전업주부 할래

아들의 장래희망

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첫찌가


"아빠 나 나중에 전업주부 하거나 사육사 할래."

"응?"


순간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너무 편해 보였나?

아빠의 어떤 모습이 좋아 보였을까?

은근히 기대를 담아 질문했다.


"왜?"

"내가 전업주부 하면 직접 애완동물 키우며 하루 종일 돌볼 수 있잖아. 그리고 일하면 밤늦게 집에 올 수도 있잖아. 태권도 저녁부 했을 때 깜깜해서 집 오는데 무서웠어"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에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전업주부 하는 아빠가 멋있어 보였다는 아니더라도 

좋은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한결같이 동물이 이유라니!


아내는 저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단다.

"나중에 결혼하면 아내와 상의 후 결정하렴."




내 아들이 커서 전업주부를 하면 어떤 모습일까?

일단 나처럼 어쩌다 되는 것이 아닌

자발적인 전업주부였으면 좋겠다.


아들이 전업주부가 된다면 엄청 잔소리를 할 것 같다.

"안돼, 이것도 안돼!"


매일 청소하고, 책을 번호 순서대로 맞추고..

의외로 잘 어울리 것 같은데?


대를 잇는 전업주부..

물론 내가 계속 전업주부만 할지, 일을 다시 하게 될지는  수 없다.

나의 공황장애 증상들이 좀 더 나아지면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나~~ 중에 아들이 결혼하여 같이 전업주부를 하고 있다면

그것 나름 재미있을 것  같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에 찾아가듯이

아들이 애들을 데리고 나한테 와서 돌봐달라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더 나아가 세 아이 모두 결혼해서 자식들을 낳아

아이들을 봐달라고 번갈아가면서 온다면..

2명씩만 낳아도 3명 X2명 6명...

만약에 3명씩 낳으면 3명 X3명 9명...

아악~~~~


너무 상상이 과했나 보다.

결혼을 다 할 수도 다 안 할 수도 있고 알 수 없다.

결혼한다고 아이를 무조건 낳는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과연 나의 자녀들이 성인일 때는 어떤 형태들의 가족이 많이 있을까?

일인가구가 많이 늘어날까?

갑자기 베이비붐이 일어서 가정당 아이가 3명이 될까?



아들의 말은 간단했지만,

나의 상상력은 끝도 없이 펼쳐졌다.


아직은 멀리 있지만 언젠가 나의 자식의 자식을 볼 날이 오겠지?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찔끔 날 것 같다.




P.S

큰 아이 하나 키울 때였다. 당시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 힘들어서  지나가는 말로  내가 부모님 앞에서 전업주부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당시 아버지는 쿨한 반응이셨는데 어머니는 많이 안 좋아하셨다. 지금 어머니는 기억 못 하시겠지?

손자도 전업주부 한다고 하면 어떻게 반응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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