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by 피닉스

조각품 같은 육체미에서

내뿜던 신비로운 후광

산천초목도 부르르 떨

그 위풍당당한 풍채

꾀꼬리도 울고 갈 노랫소리는

어딜 가고


겨울인지 여름인지

낮인지 밤인지도 분간 못하고

기저귀 차고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해맑은 아기가 되신 겁니까?


영원할 것 같았던

아버지의 젊음 앞에서

그 아버질 빼닮아

자랑스러워했던 저 역시

야속한 세월의 흔적이 훈장으로

남은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정녕 할 수만 있다면

당신께서 아직은 청춘이라 말하는

풋사과 같은 제 몸뚱이와

바짝 메마른 명태가 된

아버지의 육신을 바꾸고 싶습니다.


야속하리만치 엄격함으로

빛나는 젊음으로

감히 올려다볼 수조차 없었던

예전이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기만 한 허수아비를

차마 내려다 보기가

죽기보다 싫고 두려운

지금이나


아버지, 당신은 저에게 있어

감히 바라볼 수도 닿을 수도 없는

광활한 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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