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는 선물>
오늘은 선물이 도착하는 날이에요
누가 보내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도착하는지도 모르는 선물이에요
우편함을 열어봐도 없네요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봐도 없구요
또륵또륵 창문을 두드리는 빗물 사이에 섞여 있을까 싶어 우산없이 빗속을 걸어봐도 없어요
땅속 두더쥐가 몰래 가져갔을까 싶어 맨발로 흙 속을 토닥여도 없네요
새하얀 구름 사이를 훑어봐도 없구요
비단처럼 고운 밤하늘 위로 흩뿌려진 별밭을 샅샅이 뒤져봐도 없어요
그렇게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도리질했다가
어느 새 하루가 다 갔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내일도 선물이 도착하는 날이니까요.
누가 보내는지도 모르고,
어디에 도착하는지도 모르지만,
내일도 분명 선물이 올 거예요.
내일이라는 선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