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빵>
그런 날이 있지
쌀쌀한 바람이 옆구리를 쿡 찌르더니
스을쩍 초대장을 건네는 날이.
달콤한 손짓에 이끌려
사람들 사이사이
건물 사이사이
골목 사이사이로 들어가면
어서 오세요 손짓하는 빨간 지붕,
풀빵 구루마 한 대.
기름때 묻은 철판 위로
걸쭉한 반죽 넣고 검붉은 팥소 넣고
요리조리 쇠작대기로 굴려주면
보폴보폴 푹신한 행복이 부풀지.
마음 한켠 초대장이 후비고 들어오는 날에는
구름 같은 행복을 한아름 가득 사 간다.
따끈따끈한 행복이 손바닥 안을 데우고
포근포근한 김이 가슴 속을 데운다.
그런 날이 있지
행복으로 가득 찬 몸이
폭닥폭닥 부풀어 날아오르는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