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수능 응시, 경쟁의 극한으로 가는 길
별하맘: "기사 봤어요? 학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수능 본다는 얘기, 정말 놀랍더라고요. 일부러 0점을 받아서 자녀 점수를 올리려는 전략이라니... 솔직히 좀 황당했어요."
엄마1: "저는 이해가 안 가요. 진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요? 아이들 스스로의 능력을 믿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엄마2: "글쎄요, 부모로서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긴 해요. 저도 고민해 본 적 있어요. 입시가 워낙 치열하니까. 그래도... 저는 이건 너무 극단적인 것 같아요."
엄마3: "전 다르게 생각해요. 요즘 입시가 얼마나 치열한지 잘 알잖아요. 저는 서울대를 나왔는데, 그때도 경쟁이 치열했지만 지금은 더 심해요. 현실이 그렇게 만든 것 같아요.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싶은 마음, 너무 이해돼요."
별하맘: "그래도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도덕적으로 옳은가 싶어요. 교육이란 게 점수에만 매달리면 안 되는 것 같은데, 부모가 나서서 수능을 본다는 건 너무 과하지 않나요?"
엄마1: "맞아요. 수능이 단순히 점수 싸움이 되다 보니까, 진짜 중요한 것들은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부모들이 자녀 대신 시험을 본다는 것 자체가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는 느낌이 들어요."
엄마3: "하지만 입시제도 자체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잖아요. 공평하게 경쟁하라는 구조가 아니라, 누구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더 유리한 방법을 찾으려는 거죠. 누군가가 깔아주기 전략을 쓰면, 우리 아이는 그 전략을 안 쓴 아이들보다 불리할 수도 있잖아요. 이게 정말 경쟁의 공정함을 담보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엄마2: "그렇죠. 결국 입시라는 시스템이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좌우된다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결국 부모가 가진 자원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아이들이 경쟁에서 더 유리해지기도 하고 불리해지기도 하고."
별하맘: "이게 단지 부모의 노력과 열정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자본력에 따른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이 정말 씁쓸하네요. 교육이란 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건데, 어느 순간 점수와 경쟁에만 매몰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엄마3: "저는 사실 아직도 고민이 돼요.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이 전략을 무시할 수 없거든요. 만약 다른 부모들이 다 깔아주기를 시도하는데, 나만 아이를 방치한다면 제 아이는 피해를 볼 수도 있잖아요. 어디까지가 부모로서의 책임인지 정말 혼란스러워요."
오늘도 엄마들 네 명이 모였다. 오늘 주제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학부모들의 수능 응시' 기사였다. 이 기사를 두고 각자 생각이 달라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이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다시 한 번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 그것은 본능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마음이 도덕적 기준을 흔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역시 이 현실의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위해 어떤 수단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본질은 단순히 점수를 올리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세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부모는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자립'이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점수를 높이기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진정한 역할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공정함'과 '도덕성'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 위한 경쟁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성취하는 과정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오늘 이 대화를 통해, 아이의 점수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행복에 더 초점을 맞추는 부모가 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