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나눈 솔직한 대화
별하맘:"여러분, 오늘 그거 보셨나요? 서울대에서 학부모 대상으로 'SNU Family' 스티커를 배포한다는 기사가 있던데요. 부모가 자녀의 학교를 자랑하려고 차에 스티커를 붙이는 거라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엄마1:"봤어요. 솔직히 저는 별생각 없던데요. 외국에서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 스티커 붙이는 거 흔하잖아요? 나도 예전에 교환학생 다녀왔을 때, 그 동네 학교 부모님들 차에 스티커 붙어 있는 거 많이 봤거든요. 자식이 자랑스러워서 그런 거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엄마2:"음, 그럴 수도 있죠. 근데 전 솔직히 약간 불편하더라고요. 학벌을 너무 대놓고 과시하는 느낌이랄까.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지만, 굳이 부모가 나서서 '우리 애 서울대 다닌다'고 광고하는 건 좀… 약간 철 지난 문화 같은 느낌도 들어요. 차라리 아이가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거라면 모를까, 부모가 나서서 자식을 과시하는 건 좀 과하지 않나 싶어요."
엄마3:"맞아요. 저도 동의해요. 저는 지방대 출신인데요, 솔직히 서울대 이런 얘기 들으면 약간 기죽는 기분이 들어요. 물론, 우리 아이가 좋은 학교 다니면 기분 좋겠지만, 그걸 굳이 스티커로 알려야 하나 싶어요. 학벌주의를 더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이런 게 또 다른 차별을 만드는 게 아닐까요?"
엄마1 :"여러분, 저는 서울대 나왔어요. 그래서 그런지 사실 이 스티커 논란을 보고 조금 놀랐어요. 저는 이게 자랑이라는 생각보다는 소속감, 일종의 자부심으로 받아들였거든요. 외국에서도 부모들이 자녀의 학교에 자부심을 느끼고 스티커나 티셔츠 같은 걸로 표현하는 거 많잖아요? 저도 그런 식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걸 보니까, 확실히 학벌이라는 게 사람마다 느끼는 무게가 다르구나 싶어요."
별하맘:"그러게요. 저는 기사를 읽으면서 '자랑할 수 있는 걸 왜 숨기냐'는 생각도 들면서도, 동시에 '이게 정말 필요한 걸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누구에게는 자부심이 될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자격지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더라고요. 특히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너무 큰 의미를 가지다 보니 더 민감한 주제가 되는 것 같아요."
엄마3:"맞아요. 저도 결국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학벌이 좋으면 자랑할 만한 거고, 당당히 드러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모든 부모가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 거예요. 가끔은 그게 부담이 되기도 하고, 비교의식이나 열등감을 자극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스티커가 그걸 더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2:"서울대 같은 명문대 나오면, 사실 자부심도 크고 부모 입장에서도 자랑스러운 건 맞죠. 그런데 저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부터 그 부담을 안고 가는 게 걱정돼요. 부모가 기대를 걸고 자랑을 하면, 아이는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도 있잖아요?"
엄마1:"그렇네요. 아이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건 정말 조심해야 해요. 저도 우리 애한테는 '너는 네 길을 가면 된다'고 말하려고 항상 노력해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대가 없을 수 없죠. 아마 이 스티커를 받는 부모들도 그런 마음이 있을 거예요.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아이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은 거죠."
별하맘:"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균형인 것 같아요. 자식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은 당연한 거지만, 그 마음이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랑이 아닌 진정한 지지와 응원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이 대화를 통해, 나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자부심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대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벌이나 성취는 분명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격지심이나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자랑과 과시는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고, 부모의 기대는 자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아이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는 부모의 마음보다는, 그 성취 과정에서의 노력과 성장을 지지해주는 따뜻한 응원이 아닐까.
스티커 하나가 단순한 기념품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나는 오늘도 나와 내 아이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랑과 지지를 표현할지 고민하게 된다. 완벽함을 강요하기보다 따뜻함을 전해주는 것이 아이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