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부모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별하맘:
"이상하게 첫째는 뭘 그렇게 많이 시켰는지 모르겠어요. 발레, 피아노, 영어… 남들이 다 한다니까 안 시키면 안 될 것 같아서 4살 때부터 거의 학원 뺑뺑이 돌렸던 것 같아요. 전집도 사서 책장을 꽉 채우고요. 그러다 보니 첫째한테 기대가 너무 컸나 봐요."
엄마1:
"아, 저도 그랬어요. 첫째는 무조건 완벽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주변 엄마들이 '이거 안 시키면 아이가 뒤처진다'고 하면 저도 불안해져서, 우리 애는 잘해야 한다며 막 시켰어요. 영어, 피아노, 미술까지 다 했죠."
엄마2:
"우리 첫째도 그래요. 피아노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때도 '끝까지 해야 한다'며 계속 시켰거든요. 첫째한테는 뭔가 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서 그런지, 받아쓰기 하나만 틀려도 '왜 만점을 못 받았니?' 하면서 실망했던 적이 많았어요. 칭찬보다는 잘 못한 걸 지적하게 되더라고요."
엄마3:
"맞아요. 첫째는 뭔가 더 완벽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둘째는 다르더라고요. 둘째한테는 노래만 불러도 '잘했어!'라고 칭찬하고, 책을 소리 내서 읽기만 해도 그저 대견하게 느껴져요. 첫째 때처럼 기대를 걸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작은 것도 칭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별하맘:
"저도 둘째는 그렇게 되더라고요. 첫째 때는 '잘해야 해'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둘째는 그저 웃고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작은 것도 칭찬해주게 돼요. 그냥 노래 하나 불러도 귀엽고, 받아쓰기 틀려도 '괜찮아,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더라고요."
엄마1:
"맞아요. 첫째 때는 뭔가 더 큰 기대를 걸었나 봐요. 그래서 더 잘하길 바랐고, 그만큼 부담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둘째한테는 뭐든 잘하면 기특하고 대견해요. 그냥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느껴져요."
엄마2:
"그러니까요. 둘째한테는 작은 것만 해도 '잘했어, 대단해' 하고 칭찬하게 돼요. 그렇게 칭찬하는 게 오히려 아이한테도 더 좋은 영향을 주더라고요. 첫째 때는 왜 그걸 못했을까 싶기도 해요."
엄마3:
"저도 그래요. 첫째는 항상 뭔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부족한 게 있으면 바로 지적하고 그랬는데, 둘째는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돼요. 그래서 그런지 둘째는 더 밝고 자신감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아이들한테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사랑을 느끼는 거잖아요."
별하맘:
"네, 첫째는 내가 뭘 잘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더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둘째는 그저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게 돼요. 이제 와서야 알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과 지지를 느끼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1:
"그러게요. 첫째한테는 너무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그래도 그만큼 우리도 첫아이와 함께 배우고 성장했던 거니까, 이제라도 더 사랑해주고, 칭찬해주면서 키우면 되겠죠."
엄마2:
"맞아요. 우리도 첫아이와 함께 처음 부모가 되어서 서툴렀던 거니까요. 이제는 더 많이 칭찬하고,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받아들이면서 사랑으로 키워야 할 것 같아요."
별하맘:
"그럼요. 결국 사랑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니까요. 앞으로는 첫째, 둘째 가리지 않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칭찬해줘야겠어요."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던 첫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나는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었다. 아이가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것저것 시키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모든 것을 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사로잡았다. 발레, 피아노, 영어, 책 전집까지. 아이에게 가능한 모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사랑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그 기대와 부담이 아이에게 얼마나 무겁게 느껴졌을지를.
첫째가 받아쓰기에서 하나를 틀렸을 때, 나는 칭찬보다 왜 만점을 못 받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 작은 실수조차 나에겐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 정도에서 그쳤을까 하는 마음에 자꾸 지적만 했던 것 같다. 아이는 나의 높은 기대를 바라보며 언제나 긴장해야 했고, 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다 둘째가 태어났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내 태도도 변해갔다. 둘째에게는 조금 더 여유로워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 첫째 때처럼 이리저리 학원을 보낼 생각도 없었다. 단지 아이가 웃고, 노래하고, 책을 읽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작은 것 하나에도 ‘잘했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실패나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어’라는 격려가 먼저였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첫째에게 완벽한 아이가 되기를 바랐던 것이 아니라, 사실 나 자신이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첫아이에게 걸었던 높은 기대는 어쩌면 나 자신을 향한 기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둘째를 키우며 알게 된 것은, 부모로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 어떤 교육이나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바로 사랑이라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지지를 통해 자신을 더 잘 발견하고 성장해간다. 내가 둘째에게 그랬듯, 첫째에게도 이제는 더 많은 사랑과 칭찬을 주고 싶다. 잘못된 기대나 결과에 대한 실망보다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어쩌면 나는 부모로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완벽할 수 없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배우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선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지지를 아낌없이 전하는 것이다. 그 사랑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우고, 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시간이 흐르며 나는 부모로서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다. 더 이상 완벽한 부모가 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지지를 전하는 것. 그것이 내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임을 이제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