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시에 하는 인사

by 나머지새벽

눈이 오는 날이면 물배를 채우고 눈을 맞으러 나가야죠

눈을 두 눈으로 맞고

새하얀 눈을 맞을수록 볼이 빨개졌다


물배를 채우면 트림이 자꾸 나올 거예요

그러나 물배를 처음 채워 본 사람들은 본인의 허기짐을 모르고


눈아 녹으면 안돼

녹으면 안돼


새가 낙하한다

낙하하는 새를 바라보는 물고기가 있다

새의 사정을 생각하는 물고기가 있다


아무것도 몰라서 저러는 거예요

나도 아무것도 몰라


눈이 한 번 두 번 내릴 동안

집으로 들어오지 않던 사람은 본인의 허기짐을 모른다

출처모를 식사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애써 걱정하고


눈이 그치고 나서야 눈을 털어낼 수 있었다


식어버린 식사는 허기를 채우지 못해서

우리는 비를 맞을 준비를 할 것이다


각자의 사정을 생각하지 못한 채

서로의 사정만 생각하며


서로의 허기짐을 걱정하는 나날들이 많았다





keyword
이전 04화천천히, 나약하게, 오래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