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얄미웠던 영진이

조금이라도 아프다고 하면, 훈련 열외시키기

by 중대장 김상준

중대장을 맡게 된 후 초반에, 나와 첫 번째로 길게 면담했던 인원이 있었다. 바로 영진이었다. 당시 영진이는 특급전사도 받고, 여러모로 노력을 많이 한 친구였지만, 징계 기록과 평소 행실 때문에 간부들에게 눈총을 받는 그런 친구였다. 그래서 이런 고민이 있어 중대장인 나에게 면담을 요청했던 것이었다.


처음에는 영진이에게 응원을 보냈다.

“영진아, 중대장은 징계 기록 있어도 별로 개의치 않다. 네가 앞으로 잘하면 되지.”

“분대장 포상도 징계기록이랑 별도야. 대신 너는 분대장 기간에 징계를 받은 거니까 그것은 참작해야지.”

“만약 분대장 전에 징계를 받았다면, 분대장 심의 때는 포함을 안 시키겠지만, 너는 아니라서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영진이는 운동도 잘하고, 이런 면에서 다른 용사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군생활 끝까지 응원하마.”


징계 때문에, 그 사람 전체가 평가를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기에 최대한 응원을 해주었다. 물론, 평소 행실이 징계를 받을만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영진이에게 이야기한 지 4~5개월이 지난 후, 영진이가 좀체 훈련에 잘 참여하지 않으려는 것이 보였다. 본인이 아토피가 있다며, 혹한기 훈련도 열외 하고, 사격 훈련도 열외 하는 것이었다. 중대장 입장에서는 속상했다.


왜냐하면 영진이는 특급전사이기도 하고, 체력도 좋은데 아토피라는 이유만으로 훈련을 열외 하고 싶다고 해서 그랬다. 아토피는 물론 전투복 옷깃에 닿고, 땀을 흘리면 증상이 악화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본인이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이겨내고 혹한기 훈련이든, 사격 훈련이든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 영진이가 열외를 한다고 하다니 중대장으로서 속상했고, 실망했다.




꾀병도 병이다. 영진이가 꾀병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훈련을 참여할 수 있는 병인데도 용사가 원한다면, 굳이 훈련에 참여를 안 시켰다. 마찬가지 이유로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프다는 인원도 소견서만 있으면 모두 훈련을 열외 시켰다. 누구는 그런 인원들도 억지로 모두 훈련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훈련 열의가 없는데 과연 훈련에 제대로 참여할까. 그리고, 괜히 열심히 하는 인원들 사이에서 그런 친구들이 섞이면, 훈련 성과도 더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영진이는 앞으로 모든 훈련을 열외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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