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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Mar 30. 2023

문제는, 나는 그들과 비슷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4화

[이 글은 현재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를 연대기로 정리하는 시리즈 글입니다. 브런치와 네이버 카페 강한 영어학원 만들기에 업로드합니다.]


1화 영어 이름으로 제니퍼를 정했는데 철자를 모르겠다

https://brunch.co.kr/@25d4710156dd489/199

2화 내가 수업 시간에 최초로 ‘외운’ 영어 문장

https://brunch.co.kr/@25d4710156dd489/201

3화 별스럽지 않은 날의 퉁퉁 불은 오뎅꼬지

https://brunch.co.kr/@25d4710156dd489/204






나의 학부 전공은 경영학이다. 


그런데 어떻게 영어 강사가 되었는지는 대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긴 설명이 필요하다. 


당분간의 글에는 영어 이야기는 거의 없고 내가 살아온 인생의 일대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대학생 때는 마케팅 쪽에 흥미를 두고 진로 탐색을 했다. 


당시 나는 동아리 두 개에 가입했다. 


하나는 학교 내의 투자 동아리였고 다른 하나는 어느 대학이든 대학생이라면 가입할 수 있는 연합 광고 동아리였다. 


투자 동아리는 1학년 때 가입했고 광고 동아리는 2학년 때 가입해서 1년의 시차가 있었다. 



이 시기에 나는 인생의 큰 깨달음 하나를 얻는다. 


바로 학벌과 능력이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학년 때는 교내 투자 동아리에서만 활동했기에 나와 ‘수능’성적이 비슷한 사람들 위주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속된 말로 ‘수준’이 맞는 학생들이었다. 


우리는 수능이든 논술이든 대학이 정한 일정한 기준에서 줄서기를 해 비슷한 구간에 서있었던 학생들이었으니까. 


투자 동아리의 선배들은 주로 증권회사, 은행, 금융권, 또는 회계사나 컨설턴트 같은 고소득 전문직 직종에 포진해 있었다. 


“너는 가고 싶은 회사나 직무 정했어?” 


선배들이 물어오면 나는 답했다. 


“식품회사 마케팅 쪽으로 가고 싶어요. CJ제일제당이 일단 목표에요.” 


이 대답을 들은 선배들 10명 중 9명은 똑같은 답을 했다. 


“야, 식품회사는 보수적인데다가 월급도 짜. 그리고 마케팅 쪽 거의 박봉이고 경쟁률도 심해서 별로야. 상경대 아니라 인문대 나온 애들 다 영업 마케팅 쓰잖아. 이왕 경영대 왔으면 금융권 가. 회계 하던가.” 



투자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모인 사람들이라 그런지 굉장히 현실적이고 소위 셈에 밝은 선배, 동기들이 많았다. 


대학생이지만 주식에 대한 연구, 자산 증식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리고 한참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들의 말은 옳은 말이었다. 


동아리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그건, 나는 그들과 비슷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상상과 if로 이루어진 질문을 좋아하고, 셈에 밝지 못한 나. 


나와 함께 ‘뜬구름 잡는 소리’로 티키타카를 받아 줄 친구들은 없을까.


1년 동안 갈증에 시달린 나는 2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에 드디어 광고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다. 


그 곳에서 학벌에 대한 편견을 박살낼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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