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유럽여행, D+3
조식으로 맛있는 카레를 먹었다, 한국쌀이 최고다.
방으로 올라가 외출 준비를 하고 부랴부랴
포토벨로마켓에 도착으로 향한다.
마켓은 생각보다 더, 더 컸다.
마켓에 상점들이 거리에 통째로 즐비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마켓 거리를 가득 채웠다.
한 카페에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는지 물어봤고
운이 좋게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었다.
포토벨로마켓 기념품샵은 물론 채소와 과일,
다양한 국가의 음식들을 판다.
비누, 가방, 지갑, 액세서리 등 수공예품을 파는
이들의 다정한 미소에는 자부심이 묻어있다.
빈티지시계가 탁자 위에 쌓여있고,
카메라는 정갈하게 열을 이루고 있다.
빈티지그릇은 영국 가정의 식사자리를 연상케 하고
마켓 거리에서 판매하는 책들을 보며 신기해한다.
바이닐 가게에서는 재즈가 흘러나오고 주인은
판매보다는 흘러나오는 음악과 마켓의 분위기에
취한 듯하다.
그리고 완벽한 날씨.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노팅힐에 왔으니 “노팅힐북샵”에 가보기로 한다.
노팅힐북샵 앞은 가게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한
대기가 많았다.
대충 외관을 찍고 서점에 들어갔다.
영화 “노팅힐” 속 북샵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글바글한 노팅힐 북샵을 보며
영화의 정취를 느낄 수 없음에 아쉬움 마음이 든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던 중 극 중 휴 그랜트가
살았던 “파란 문”이 생각나 그곳으로 향한다.
역시. 파란 문 또한 정말 “문전성시”다.
간단히 사진을 찍고 하이드 파크로 향한다.
하늘이 꾸물꾸물한 게 비가 올 것 같다.
산 하나 없이, 언덕 하나 없이 뻥 뚫린 넓고 평평한
공원이 낯설다.
행복해하는 강아지들이 뛰어다니고, 크고 작은
새들이 호숫가를 지배하고 있다.
새들이 싫고 두려운 나머지 도망가기 급급했고
결국 빠르게 하이드 파크를 가로질러
켄싱턴 가든에 가서 노을을 구경한다.
햇살도 사람도 가득한 포토벨로,
하늘이 꾸물꾸물하고 쌀쌀한 하이드 파크.
런던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나는
이 도시가 나에겐 어려울 것을 직감한다.
첫 여행지라 아직 몸이 적응이 되지 않아서인지,
낯선 사람들과 낯선 환경 때문인지,
도저히 정이 가지 않는다.
젠틀하다던 런던사람들은 내가 보기엔
무표정의 얼굴이 가장 밝은 얼굴인 것만 같다.
가장 기대되는 나라 중 하나였던 도시였는데,
예쁜 포토벨로 마켓을 보고도 이런 생각이 들면
런던은 정말 나랑 맞지 않나 보다.
2024.03.09.S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