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시고 날 슬프게 했던 건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빨래를 개던 중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불현듯 "엄마"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답이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한 번쯤, 불러보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어"라는 대답이 들렸다.
소리가 나온 쪽은 딸아이 방이었다.
문이 반쯤 열린 방 안에는 아홉 살 난 딸이 책을 보고 있었다.
설마.. 싶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불렀다.
"엄마"라고.
그러자 방에서 "어"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우습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한 마음에 방으로 가서 물었다.
"원이가 대답한 거야?"
이에 딸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부터였다.
난 엄마를 부르고 싶을 때면 어느 때고 "엄마"라고 불렀다.
그러면 어디선가 놀고 있던 딸이 "어",라고 대답했다.
마치 그러자고 약속이라도 했듯이.
침대에 나란히 누운 어느 밤이었다.
조그맣게 "엄마"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딸아이가 "어",라고 대답했다.
잠든 줄 알았는데.
내가 쳐다보니 눈을 감은 채 씩 웃는다.
"원아, 네가 내 엄마야?"
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구나.
넌 내 엄마이자 딸이고, 난 네 엄마이자 우리 엄마의 딸이구나.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