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JJOH 씨는 사전과정을 왜 들었지요? 듣고 나서의 소회는?
A. 저는 해외 경험이 거의 없어서 바로 유학을 가려니 조금 겁이 났습니다. L.L.M 과정 이수에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반, 출퇴근을 그만두고 하루라도 빨리 연수를 가고 싶다는 마음이 반에서 사전과정을 들었습니다. 듣고 나니 비용 대비 효용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느낌입니다.
☞ 제가 미국 워싱턴 D.C. 공항에 내려서 조지타운 대학교를 딱! 도착했을 때의 느낌은 ‘에게게~ 팸플릿에서 보던 것과 다르잖아?!’였습니다. 학교 브로슈어를 봤을 때에는 너른 잔디밭에 파랗게 펼쳐진 하늘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너~른 잔디밭이 아니고 엄청나게 조그만 잔디밭이었습니다(사진을 누워서 찍었나 봐요. 하하하).
또 하나 느낀 점은 미국은 철저하게 상업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전과정을 신청한 학생들의 환영회를 학교에서 해주었는데, 정말 ‘아, 이것이 파티라는 것이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강당에서 여러 가지 음식들을 놓고 멋지게 차려 놓았더랬습니다. 그러나 3주가 지나고 종강회를 할 때에는 콜라 캔 몇 개와 쿠키 몇 개가 달랑 놓여 있을 뿐이었어요. 저는 이러한 학교의 처사가 ‘돈 받았으니 너희들에게는 더 이상 별 볼 일 없잖아?’라는 식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3주간 사전과정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사전과정의 수준은 일반 미국 법학에 대한 개론에 그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목 이름도 말 그대로 “Introduction to American Legal Studies” 였으니까요. 일반적인 법학 개론 과정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굳이 이러한 사전과정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이외에 이 과정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동양인과 남미인의 수업 태도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양인이라고 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한국과 일본인, 그리고 중국인으로 나눠볼 수 있겠지요. 한국인과 일본인은 사실 수업을 들어도 앞자리에 잘 앉지 않습니다. 될 수 있으면 교수의 눈에 띄지 않는 뒤쪽에 앉지요. 수업을 들어도 필기는 열심히 하지만, 질문은 잘하지 않습니다. 반면 중국인은 앞자리에 앉고 질문도 눈치를 보지 않고 잘합니다. 그들은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프라이드 – 실제가 어떻든지 간에 –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남미인들은 무리를 지으며 특유의 빠른 영어를 속사포처럼 쏟아냅니다. 저는 그들이 수업의 중심이 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한국인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이상한) 마음에 한 번은 꼭 질문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질문을 하려 하니 얼마나 떨리던지요. 결국 손을 들고 질문을 하긴 했는데, 얼마나 떨었던지 말도 덜덜덜 떨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웬걸요? 수업이 끝나고 어떤 외국 학생이 저에게 오더니 “그래, 교실이 좀 춥긴 추웠지? 나도 엄청 추웠어~(Yes, the air conditioner was set too low. I was also freezing to death)”라고 하고 가더라고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