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OH Sep 09. 2024

미국 변호사 시험공부 방법(계속)

다. 가을학기의 시작 – 어떠한 과목을 수강할 것인가?

 자, 그럼,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L.L.M 과정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와 함께 미국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수강신청입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할 때 고민하는 사항은 “변호사 시험과목을 위주로 수강 신청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재미있어 보이는 과목을 위주로 수강 신청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유학생들이 General L.L.M을 택하기 때문에 이런 고민에 빠집니다. 


 변호사 시험과목인 헌법, 형법, 계약법 등을 한 학기 동안 들으면 이런 과목들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고민은 마치 앞서 본 한국에서 예비 과정 또는 사전과정을 들으면 미국에 가서 실제로 공부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주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유로 미국 변호사 시험과목에 해당하는 과목들을 들었습니다. 수강과목의 선택은 당연히 각자의 선택이지만 저는 여기에 다음 사항을 고려하시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로스쿨 학생과 L.L.M 학생들이 공통으로 수업을 듣는지 여부     


 L.L.M 학생의 정원이 많은 경우에는 L.L.M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이 열리기도 합니다. 제가 다녔던 조지타운 대학교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L.L.M의 학생 수가 적은 경우 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경우에도 학교 사정에 따라 계약법이나 헌법 등 소위 미국 변호사 시험과목이 되는 주요 과목들은 당해 학교의 로스쿨 과정과 공통으로 과목이 개설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외국인들로 가득 찬 수업이 아닌, 찐 미국 로스쿨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수업의 질은 좋을 수 있으나, 다음 사항들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가) 바닥을 깔아주는 성적     


 먼저 성적 경쟁을 이들 본토박이들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유학생들은 성적을 바닥에 깔아주는(이렇기 때문에 매트리스라고 하기도 합니다)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물론 영어도 잘하고, 시험도 잘 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렇게 되기는 힘듭니다. 


나) 학교 시험에 대한 부담     


 다음으로 헌법, 형법 등 주요 과목은 공부해야 하는 분량이 엄청납니다. 주요 과목이 아닌 과목도 일일이 진도를 나가지 않고 교수가 원하는 부분 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수업을 하고 시험 범위는 전 범위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주요 과목은 그러한 경향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계약법”, “헌법” 등 전공 서적을 다 공부해야 하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시험 준비를 하다 보면 부담이 엄청나겠지요.      


 도움을 받으려고 시작한 일이 오히려 더 큰 중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1학기는 어찌어찌 넘어가더라도 2학기에는 기말고사 끝나고 바로 두 달 후에 시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학교 시험 준비가 실제 변호사 시험 준비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초래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2) 학교 시험공부와 변호사 시험공부는 다름


 또 하나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엄밀히 말하면 중간고사가 기말고사와 같은 과목 공부와 실제 변호사 시험공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헌법이나 형법, 계약법 등 변호사 시험 주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은 당연히 시험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로스쿨이나 L.L.M 과정에서 해당 과목을 공부하는 것은 – 내용은 당연히 책의 내용을 토대로 하나 – 수업을 듣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통해 교수가 내는 문제를 푸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학교 시험은 먼저 “범위가 정해져 있는” 시험이고, 학교의 교수들이 내는 시험도 해당 교수의 성향이나 수업 중에 언급된 사항들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변호사 시험은 전 범위이고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모두 이루어져 있으며(주요 과목의 경우), 교수가 내는 시험문제와 변호사 시험 문제가 꼭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A+를 맞았다고 하더라도, 변호사 시험공부는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학교 수업을 통해서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는 내용을 공부하기 때문에 소위 “쌩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조금 낫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부작용(?)을 생각하면 꼭 변호사 시험 합격을 위해 해당 과목을 수강할 필요는 없습니다. 차라리 학교에서는 정말 관심이 있었던 수업을 듣거나, 아예 부담이 없는 과목을 주로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이전 21화 쉬어가는 페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