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통해 바라본 인생 이야기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책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쓴 나무의사님의 또 다른 책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알고 보니, 지금 소개해드릴 책이 먼저 쓰인 책이더군요.
책의 제목처럼, 이번 책은 나무의사님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나무와 연관 지어 잔잔하게 들려주는 에세이입니다. 작가님은 '나무 의사'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지기로 결심하고, 인생을 꾸려 나오면서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듯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인생을 굳건히 살아내고 나무처럼 단단하게 뿌리를 잡은 현재의 작가님은 꿈을 좇는 많은 청춘들에게 용기와 조언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멘토가 되신 거 같습니다.
나무를 통해 인생을 배웠고, 그 배움의 과정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저 또한 인생을 한 번 더 배우는 듯한 느낌이 든 책입니다.
좋았던 문장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그렇지만 밤낮없이 일하다 보니 산과 들의 나무와 풀들을 볼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어느 순간부터 수중에 돈은 차곡차곡 모이는데 가슴은 자꾸 답답해져 갔다. ‘돈을 벌어야 하지만 정말 이 방법밖에 없는 걸까?’ 고민하던 나는 결국 하던 일을 모두 중단하고 다시 나무에 눈길을 돌렸다. 돈을 적게 벌더라도 나무 곁에 머물기로 결심한 것이다.
작가님은 나무의사로 살기 전, 생계유지를 위해 꽃꽂이를 배웠다고 합니다.
타고난 성실함과 절박함으로 어찌나 전투적으로 배웠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외부에서 의뢰가 들어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마 꾸준히 계속해나갔으면 부럽지 않은 급여를 받으며 잘 사셨을 거 같지만, 자꾸만 들판이 생각나서 결국 나무 곁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셨다고 하네요.
그 결정이 쉽지 않았겠지만, 끝내 용기를 가지고 결정한 작가님은 그 용기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으신 거 같습니다. '행복'이라는 보상을 말이죠.
꿈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갈등을 겪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하는 일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다 보니, 꾸준히만 하면 그럭저럭 평범한 인생은 분명 꾸려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이 "꿈"이란 녀석은 평범하게 인생을 살아가도록 허락해주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나의 마음에 남아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나를 계속해서 재촉합니다.
휴일에도 아침 일찍 잠에서 깨우며, 평일에 일을 하면서도 마음속에 남아 계속해서 저를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
나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서 전력투구해 보라고 말이죠.
여기서 과감하게 꿈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여건이 우리의 발목을 잡으니까요.
설령, 꿈을 선택하여 과감하게 돌진하더라도 그 앞길에 낭떠러지가 있어 고꾸라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서 한 번 고꾸라질 수밖에 없는 게 꿈을 가진 사람들의 운명인 거 같기도 합니다.
막 싹을 틔운 어린나무가 생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땅속의 뿌리 때문이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 낸 소량의 영양분을 자라는 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쓴다.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사람으로 대입하자면, 실력을 쌓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뿌리를 단단하게 하지 않고, 외부로 급격하게만 성장하면 무너져내리는 것은 필연입니다. 먼저 뿌리부터 단단하게 하라는 인생의 지혜를 나무들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본기를 탄탄히 해둬야, 나중에 응용과 창조가 일어나고 본인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 힘들고, 의미 없는 행위 같다 보이더라도 스스로의 뿌리를 굳건히 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며 좀 더 굳건히 앞날을 걸어가야겠네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분명 뿌리가 점점 자라고 있을 테니까요.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내가 나무 의사라는 명함을 갖게 되기까지는 그 뒤로도 한참 동안 힘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에서 정말 좋은 일들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값지고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남들이 걷지 않는 길들은 사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안정적이지 않고, 위험하고 앞날을 예측할 수가 없거든요.
포장되지 않은 어두운 산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으며, 남들보다 훨씬 힘든 길이 그 앞길을 막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수많은 사람들이 걷는 포장된 길들은 안전 합니다.
그 길도 쉽지 않은 길임은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미래가 펼쳐져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창조할 필요도 없으니 수고로운 일도 덜하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고 있기에 외로움과 불안함도 훨씬 적습니다.
방향표도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어 헤맬 이유도 없으며, 되돌아갈 일도 없어서 효율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잘 포장된 길을 내팽개치고, 기꺼이 비포장된 길을 걷기로 한 사람들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앞날은 예측 불가능하며, 당장의 수풀조차 따갑기 마련입니다. 고생을 하며 갖은 수풀을 헤치고 나왔더라도, 방향을 잘못 잡아서 다시 빙 돌아가야 할 수도 있을 만큼 어려운 길입니다.
그럼에도 기꺼이 이 길을 선택한 여행자들은 포장된 길을 걷는 이들은 절대로 얻을 수 없는 보상을 받게 됩니다.
내딛는 한 걸음마다, 나의 영혼을 울리는 보상을 말이죠.
적어도 내가 가려는 길이 내 의지로 택한 것인지, 최소한 그 일로 인해 불행하지는 않을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뜻이다. 나도 일부러 남들과 반대되는 길을 택한 것이 아니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남들과 다른 쪽에 있었을 뿐이다.
그저 남들과 다르고 싶어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길을 선택하는 것은 '치기'일뿐이며 어리석음입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 스스로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선택한 그 길은 분명 불행으로 가득 찬 길이 될 겁니다.
스스로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그 내면이 가리킨 방향에 따라 길을 걷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이 어쩌면 남들보다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 게 인생의 묘미입니다.
하지만, 그 길이 낭떠러지가 될 수도 있는 게 인생의 무서움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낭떠러지 밑에도 꽃은 피고 나무는 뿌리를 내리니까요.
가만히 보면 세상 모든 문제를 정해진 틀 안에서 해석하고, 자신의 삶조차 규격화된 공식 안에 가두어 살아가는 존재는 인간뿐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한 삶’이라는 것도 실은 누가 정해 놓았는지도 모를 인생 공식 안에 갇힌 박제 같은 인생이 아닐는지
남들이 걷는 길, 포장된 도로에 깔린 공식들은 누가 정한 것일까요?
30살쯤에는 취업하고, 일을 하며 돈을 모아서 결혼하고.. 등등의 공식은 정확한 공식일까요?
그 공식은 정말로 나의 인생에 의미와 행복을 선사해 주는 공식인가요?
인생의 성공, 행복과 관련된 공식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공식입니다.
나의 행복, 나의 성공은 남들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타인의 말은 그저 참고할 수밖에 없으며, 그 사람에게만 정답인 공식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긴 하지만, 그 욕망에 눈이 멀어 자신의 욕망을 멀리하면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 뿐입니다. 스스로의 욕망을 욕망해야만이, 그 욕망이 행복과 의미를 가져다줍니다.
인생의 행복 공식은 교과서 안에 있을 수 있지만, 교과서 밖에 존재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만약, 정말로 교과서 밖에 존재한다고 확신을 하게 되고 그 밖을 나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 번쯤은 도전해 보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가혹해서 그 밖에서 실패를 하고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련과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일지 모릅니다.
다시 펼친 교과서 속에, 이전에 못 찾았던 행복을 발견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나무는 언제나 굳건히 서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환경의 변화에 누구보다 예민하게 대처하며 적응하는 생물이라고도 합니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면 어디로 떠날 수도 없으니 말이죠.
그렇기에, 더 튼튼한 뿌리를 내려 정착을 하고자 하는 모습은 사람의 인생과도 닮았습니다.
여행은 돌아올 목적지가 있어야만 여행이며, 목적지가 없으면 방랑일 뿐이라고도 하죠.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걷고, 꿈을 좇는 이들도 결국은 어디엔가 정착하여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민들레 홑씨도 바람에 휘날리기보다는, 언젠가 땅에 정착하여 꽃을 피워내야만이 더 아름다운 법이죠.
작가님도 나무의사로 정착하여,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긴 세월을 보내신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 힘든 세월을 견뎌낸 끝에 누구보다 울창한 나무로 성장한 거 같습니다.
제가 감히 작가님을 나무로 비유하자면, '느티나무'가 아닌가 싶네요.
꿈을 향한 길을 걸으려는 수많은 청춘들이 잠깐동안 쉴 수 있는 그늘을 선사해 주며, 울창하게 피어낸 나뭇잎으로 너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나무.
그 나무 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그늘을 줄 수 있는 나무가 되고자 결심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