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간 횟수 = 한국에 간 횟수.
그리하여 총 8번.
20년 동안, 총 8번 미용실 갔다.
그리고 매 달 남자 셋의 담당은 언제나 나였다.
나는 아이들이 크는 동안, 내 머리가 엉망진창에 말도 안되는 꼴을 하고 있어도, 그 누구에게도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이게 최선이기에. 방법이 없기에 나는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나도 사람인지라, 지칠대로 지쳐있는데, 내 손가락이 너무 많이 비이고 피가 철철 나는 그 어떤 날, 갑자기 너무 화가 나며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왜 내가 이거까지 하고 있는지 너무 슬펐고 힘들었고 진짜 하기 싫었다.
그러나 언젠가 나를 돌아보았더니,
나는 하기 싫은것만 하며 살고있다. 내 의지와 마음과 생각은 아예 온데간데 없고, 딱 반대로 살고있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뭘 보다가..
집에서 아들 머리를 잘라준다, 뭐 등등 글을 보았다.
어쩌다가 잘라준 것과, 태어나서 클 동안 계속 헤어디자이너가 아닌 엄마가 해주는 거랑은 천지차이임을, 아무도 모른다.
집에서 뒷처리가 얼마나 힘든지, 매달 남자 셋을 해야 하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나도 아플 때가 있고, 기운 없을 때가 있는데, 머리가 길다고 한마디라도 한 게 들리는 날엔 얼마나 찝찝한지, 아는 사람 드물다.
진짜 짜증이 났다.
한국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그저 네가 자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럼 누가 하겠나, 돈 안 들어 좋네,라는 말로 나를 더 짓눌렀다.
그 누구도, 그럼 너는? 이라며 물어본 사람 없다.
억울했다.
나는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다.
미용실 한 번 맘 놓고, 어떤 물리적, 심적 걱정 없이 가보는 게,
지금도 소원이다.
독일에서 독일 미용실 말고, 어떤 외국인의 미용실 말고, 그렇다고 멀고 비싼 독일에서의 한국 미용실을 가기엔 내가 허락이 안되고.
한국에서 한국 미용실을 다니며 살고 싶다.
진짜 이만큼 했으면 됐다 싶다, 내 기분도 좀 전환하고 싶다.
다른 엄마들, 다른 여자들처럼..........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진짜 미용실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