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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앞 중국어 학원이 사라졌다

미국과 중국은 필연적으로 전쟁을 해야 하는 운명인가?

by 가끔 글쓰는 회사원 Mar 09. 2025

오늘 오전 반차를 쓰고 느즈막히 출근했다. 회사에 가기 위해 집 앞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데, 맞은편 상가의 학원 간판들이 보였다. 찬찬히 살펴보니, 원래 있었던 중국어 학원이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요즘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적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대원외고 중국어과]

10년 전 외고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과는 중국어과였다


10년 전, 많은 학생들이 문과를 선택했다. 문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외고에 진학하려고 노력했다. 대원외고, 한영외고, 대일외고 등 대부분의 외고에서 중국어과를 운영했다. 당시 중어과는 가장 치열한 입학 경쟁률을 보였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외국 자본의 투자로 활기가 넘쳤다. 삼성, 하이닉스, LG 등 한국 대기업도 중국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3년 중국은 외국 자본 유입의 위축을 감수하고도 "반간첩법"을 제정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전 중국의 도광양회와 2023년 시진핑의 반간첩법]

미국이 중국의 세력전이를 경계하는 이유


국제정치학자인 존 미어샤이머는 국가 간 협력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가는 생존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협력은 국가 간 힘의 격차를 변화시키는데, 강대국은 자신의 지위가 위협받는 것을 경계하고, 약소국은 생존의 위협을 막으려 한다.

또 다른 학자인 그레이엄 엘리슨은 패권국과 도전국 간 힘의 격차가 줄어들 때 발생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한다. 시진핑도 이를 인식하고 2014년 인터뷰에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미·중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도전할 의사가 없으니 경계를 늦추라는 요청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이후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국은 고립주의적 성향을 보였다. 한반도 주둔 미군 철수, WTO 탈퇴 시도,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이 그 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성장을 심각히 경계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YMTC를 포함한 28개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했다. 동맹국에도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IRA 법안이다.

시진핑이 아니었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후진타오 시절과 비교하면, 시진핑 이후 미·중 관계가 악화되었다. 그러나 미어샤이머와 엘리슨은 "누가 왔어도 결과는 동일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성장과 미국의 쇠퇴라는 구조 속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전이가 이루어질지, 평화롭게 이루어질지, 아니면 필연적으로 전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한국은 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될까?


중국어 학원이 사라진 것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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