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한 글~
아,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들의 세계인가?
세계는 빛으로 봉인된 필름
매 순간 무명 무언의 기적
모자람도 덧붙일 것도 없다.
정지처럼 보이는 심연 아래
거대한 흐름이 지나간다.
보이지 않는 미시가 형상을 만들고
멈추지 않는 찰나가 삶을 밀어 올린다
되돌아오지 않음은 상실이 아니라 흐름의 증거.
내 안에도 작은 우주가 있다
별의 먼지로 이루어진 몸
쉼 없이 생멸하는 세포
말없이 이어지는 순환.
나는 지나가는 세계의 한 장면
세계는 나를 통해 잠시 드러난다.
봄 햇빛이 막 돋은 잎 사이로
서로 부딪히며 흔들리고, 아파트 공원의 낙엽까지
그대로 완전하다
관악산 오르는 길 허벅지가 타오르고
숨이 거칠어지는 순간에도
세상은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다.
정상을 위해 지금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이 압박이 이미 하나의 완성!
모든 순간은 멈춘 얼굴로 거대한 회전 위에 놓여 있다
흐름은 어딘가로 가는 일이 아니라 조금씩 깊어지는 일
사라짐조차 빛 속으로 스며든다.
아주 작은 기울어짐 하나가 먼 곳의 고요를 흔들고
이름 붙일 수 없는 깨달음이 보이지 않던 길을 연다.
고요와 움직임 사이에서
나는 조금 덜 붙잡으려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이미 충분하다는 사실을
자주 잊지만 다시 알아보는 일
흐르는 이 완전이 멈추지 않기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