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왜 그렇게 옷을 xx같이 입고 다니냐?

명절 잔소리

by 희원다움

명절 잔소리가 또 시작됐다. 친척 어른은 내가 입고 간 청바지와 면 티셔츠, 카디건을 노골적으로 훑어보셨다.


"너는 돈 벌어서 뭐 하니? 남들 보기 창피하게. 좀 좋은 것 좀 사 입어라. 없어 보이게 그게 뭐냐."


'그지 같다'는 비하와 '없어 보인다'는 평가. 예전의 나였다면 내 취향의 정당성을 구구절절 설명하려 애썼을 것이다. 내 가치관은 이렇고, 평상시에는 이렇게 입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득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엔 진심으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저 웃으며 넘겼다.

내 삶을 판단할 권리는 나에게 있다

내가 기분 상하지 않았던 이유는 명확하다. 내 삶을 판단할 권리를 그분에게 넘겨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혼식, 장례식이나 강의처럼 격식이 필요한 자리가 아니라면, 청바지에 티셔츠는 내가 정의한 나의 효율이자 취향이다.


내 가치가 타인의 눈에 어떻게 비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는 확신이 서자, 그분의 이야기는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그분 개인의 '가치관'이라고 여길 수 있었다. 그분이 나를 어떻게 정의하든 그건 그분의 자유다. 하지만 그 판단이 내 기분을 결정하게 두지 않는 건 온전히 나의 몫이다.


나를 지키는 방법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의 서사와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지 않는 것. 내 생각을 명확히 하고, 내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내년 명절에도 그분은 같은 말을 던질지 모른다. "여전히 그지같이 입고 다니는구나."


상관없다.

외부의 어떤 무례한 단어도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흠집 낼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