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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Jul 27. 2023

운명처럼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3번의 이직을 통해 알게된 커리어를 지속하는 방법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아니 우리 누구든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내 적성에
맞는 일은 따로 있을 거야


특히 회사에서 일이나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아 당장이라도 관두고 싶을 때는 그 믿음이 더욱 강해진다.


'운명처럼 천직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찾기만 해 봐! 당장 때려치운다.' 천직을 찾으려 노력이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우리의 뇌는 복잡한 것을 싫어하기에 월급을 받으면 통장에 꽂히는 순간 대부분은 금세 일상으로 돌아간다.


'업'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운명처럼 만나기도 하지만 운명이라 생각했던 업을 지속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나는 첫 직장생활을 팬택엔 큐리텔이라는 핸드폰 제조업체에서 시작했다. 대학을 두 번 다녔고 첫 번째 전공은 컴퓨터였다. 물론 지금도 나는 컴퓨터 게임도 안 할 정도로 컴알못이지만 고등학교 때는 취업이 잘된다길래 점수 맞춰 컴퓨터과학과에 입학을 했다. 전공 공부를 해보면서 알았다.


'아,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구나'

전산실에 들어가면 그 공기부터 싫었다. 앉아서 유리 아래 위치한 컴퓨터 화면을 보면 얼굴이 닳아 오르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렇다고 그때는 지금처럼 도전적이지도 못해 대학 4년을 그냥 흘려보냈다.


운 좋게 프로그래머로 취업했지만 학교와 회사는 엄연히 달랐다. 학교에서는 내가 싫으면 공부를 안 해도 되지만 회사에서 돈을 받으면 성과를 내야 한다. 배움이 취미지만 컴퓨터 언어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었다.


신입사원이 입사하고 1달도 안 돼 병원에 입원을 했다. 멀쩡하던 망막이 떨어졌다는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 하지 않았던가? 하기 싫어 죽겠는 일을 하려니 눈이 꼴도 보기 싫었나 보다. 조금만 늦었으면 실명할 뻔했다는 의사 선생님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술을 받고 엎드려있는데 뻔한 미래가 보였다. 평생 이토록 싫어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의미 없는 인생. 이렇게 재미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그럴 바엔 안 사는 게 나을지도...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직 내 인생은 시작도 안 했다고,
꼭 운명 같은 내 업을 찾을 거야!

뭘 할까? 대체 내 적성이 뭘까? 고민하던 중,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초등학교 동창을 보았다. 물론 아는 척은 안 했지만 내 심장은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이거다.'

승무원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찰 만큼 운명적이었던 업이었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먹고사는 일이 좋다고 지속하고 싫다고 그만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인건 맞지만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은 아니니까. 이런저런 이유로 승무원을 관둘 수밖에 없었다.


죽어도 싫은 일, 운명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일. 둘 다 3년 이상 지속할 수 없었다. '싫다고 안 하고 좋다고 계속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그럼 이제 업을 선택하는 '나만의 기준을 만들자' 해서 4가지를 만들었다.


1.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

2.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 있다

3.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가 있다

4. 성장할 수 있다


내가 정한 4가지 기준 외에는 만족하지 않는 부분도 당연히 있지만, 이렇게 찾은 것이 바로 '간호사'이다. 아무리 좋아서 시작해도 완벽히 만족할 수 있는 업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하나를 충족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게 바로 세상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 조건을 만족한다면 다른 게 좀 부족해도 견딜 수 있다는 말이다. 결과, 내 인생에 가장 길게 지속하고 있는 업은 9년 차 간호사이다. 일하는 동안, 재밌고 보람도 느꼈지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 기준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사람마다 일을 함에 있어 우선하는 기준이 다르다. 어떤 이는 내가 싫은 일은 죽어도 못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지만,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간다.


 커리어를 지속하고 발전시키고 싶다면?


나만의 기준을 정하자! 그리고 기준에 맞는 업을 찾아 공들여 지속해 본다. 모든 일을 속단하지 말자. 사람도 사계절은 만나봐야 안다는 말이 있듯이 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재밌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운명처럼 나의 천직이 발견될 거라는 기대는 애당초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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