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낭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남편이 보고 싶다. 왜 그런 걸까? 뽀얗게 내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다시 열일곱의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것은 필시 다시 돌아온 사춘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기분도 잠시 일 뿐이다. 보슬거리게도 예쁜 하얀 눈은 금세 자동차의 바퀴로 눌리어서 흙색의 물로 바뀌어서 여기저기로 튀기 일쑤이다. 첫눈의 낭만은 사라지고 금세 다시금 마흔여섯의 현실 아줌마로 돌아온다. 수족냉증이 심한 나는 겨울에는 롱패딩을 교복처럼 입는다. 흰 눈은 실내에서 바라보기에만 좋은 것인가 보다. 강아지처럼 좋아하는 아이들이 같이 나가서 놀자는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다. 이제는 동심을 잃은 진정한 어른이 된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