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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07. 2017

포도

포도, 포도씨, 과일, 그림, 좋아하는 과일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사람이 살면서 제일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상황과 시기와 때에 맞추어 적당히 허락되면 그 좋음이 허락되는 것일까? 

어느덧 문득 예견되지 않고 갑자기 벼락처럼 그 좋음이 떨어지는 것일까? 

있는 듯 없는 듯 옆에 꾸준히 있다가 그 존재감이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커지는 것일까? 

포도가 마지막 케이스의 좋아함에 들지 않을까 싶다. 



과일이 자라는 과수원을 지날 때면 그 과일의 향에 존재감에 기쁨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은 포도와 귤이 내 인생에 유이하다. 

내가 어렸을 적 포도에 대한 커다란 애정은 없었나 보다. 

포도를 보면 껍질을 벗겨 입안에서 우물우물 씨앗을 빼서 살만 빼어먹곤 했으니... 

그러다가 실수로 씨를 통째로 목구멍에 넘겼는데 아무런 이물감 없이 오히려 빠른 속도로 과육을 먹을 수 있어서 씨앗을 빼어먹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포도의 맛을 과육보다 껍질에서 더 느끼게 되면서 껍질에 더 집착하게 되었고, 껍질에서 우러나는 포도의 진한 과즙이 더 맛있게 느껴지면서 포도는 깨끗이 씻어서 하나씩 통째로 먹는 과일이 되어버렸다. 

모두들 포도를 먹는 방법이 다를 텐데 나의 방법이 조금씩 천천히 완전하게 포도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포도가 나오는 계절로 넘어간다. 

'대부도' 섬을 돌며 포도의 향에 취해 다녔던 기억이 있어 포도는 정말 맛있는 과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 포도를 먹을 수 있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입안에 터지는 그 달콤함처럼 맘 설레게 한다.  



20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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